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서방 국가에 의해 ‘극렬 테러 단체’로 비난 받고 있는 하마스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10년 만에 열린 총선에서 하마스가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으며 승리한 데는 집권층인 파타당의 무능력이 가장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1993년 오슬로 평화 협정 직후 집권한 파타당은 테러와 전쟁으로 점철된 가자, 요르단강 서안 등 이스라엘 점령 지구에 평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모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상황은 날로 악화해 가자 지구는 치안 부재의 상황으로 내달렸다.
여기에 파타당 내부의 ‘밥그릇 싸움’까지 더해지자 팔레스타인인들의 염증은 극에 달했다. 이스라엘의 위협 등 갖은 이유를 들어가며 총선을 연기해온 야세르 아라파트(2004년 11월 사망) 전 수반의 처신도 주민들의 파타당에 대한 지지를 떨어뜨린 원인으로 꼽힌다.
하마스는 이처럼 혼란스러운 팔레스타인에서 정부를 대신하는 구호활동을 펼쳤다. 오슬로 평화협정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의 멸망을 주장하는 하마스는 흔히 알려진 테러 활동과 거의 같은 비중으로 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에 공을 들인다. 팔레스타인에는 하마스가 운영하는 보육원, 청소년 센터, 건강 진료소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 결혼식까지 열어주는 등 복지 활동에 열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87년 결성된 무장저항 단체 ‘하마스’는 이집트에서 시작된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 조직인 ‘무슬림 형제단’에 뿌리를 둔다. ‘무슬림 형제단’ 조직원 중 몇 명이 이스라엘 점령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 ‘인티파다’에 동참하면서 결성됐다. 하마스는 ‘이슬람 저항운동’을 뜻하는 아랍어의 앞 글자를 모은 것으로 ‘열정’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장 큰 목표는 67년 제3차 중동전을 통해 이스라엘이 점령한 가자지구 및 서안을 무조건 되찾는 것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평화를 보장한 오슬로 평화협정에 강력 반대하며 88년 만들어진 ‘하마스 헌장’을 강령으로 삼아 “이스라엘 전멸”를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 창시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은 2002년 가자에서 4만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이스라엘은 2025년 멸망한다”고 선언해 전 세계를 경악케 하기도 했다.
미국의 전폭적 지지 아래 하마스 지도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살해 우려가 대두함에 따라 현재 하마스를 지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칼리드 마샤알은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비밀리에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