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돌풍은 이스라엘의 정치 지형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당장 이스라엘 우익진영에서는 팔레스타인 총선에 미온적으로 대응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대행의 카디마당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마스의 선거 참여를 봉쇄하지 않고 올메르트 총리대행이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에게 총선참여를 허용하는 등 유화적인 대응을 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장 3월 28일로 예정된 총선에서 하마스에 맞서는 강경파가 득세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스라엘은 현재 아리엘 샤론 총리의 ‘정치적 사망’으로 권력이 사실상 공백상태에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중도 노선인 카디마당이 1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샤론의 뒤를 이어 당수에 오른 올메르트 총리대행이 샤론보다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여기에다 하마스 쇼크로 카미다당에 대한 비난여론까지 가세할 경우 보수 우익으로 강경파인 벤야민 네탄야후의 리쿠드당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악의 경우 리쿠드당이 주도권을 쥐게 되는 정계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장 하마스의 승리로 중도 노선인 현 이스라엘 정부와도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마저 강경파가 집권하게 될 경우 중동 평화를 위한 양측간 접점 찾기는 더욱 요원해지게 된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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