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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선전' 당혹스런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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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선전' 당혹스런 미국

입력
2006.01.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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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선거에서 과격 무장조직인 하마스가 승리한 것은 그동안 미국이 경주해온 물심양면의 외교가 효과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파타당을 지원하면서 하마스에 대한 반대여론을 끌어올리기 위해 200만 달러에 달하는 국제개발처(USAID)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국의 외교역량을 문제지역에 집중한다는 이른바 ‘변환 외교’를 중동지역에 적용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유고’ 상황에 빠졌을 때 호주 등에 대한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등 이 지역이 미국 외교의 최우선 순위에 있음을 거듭 확인했었다.

미국이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자신들의 명분이 훼손되는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팔레스타인 선거에 개입한 것은 반미, 반이스라엘 세력의 확산을 우려해서다. 중동평화를 위한 로드맵이 하마스의 급부상에 의해 수포로 돌아가는 상황을 막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적 정책 목표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무시못할 지지를 받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목표로 했던 미국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상황은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 외교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음을 의미한다. 벌써부터 미 민주당은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통한 중동평화 전략에 중대한 차질을 불가피해졌다”며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실패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미국이 하마스와의 공존을 상정하는 새로운 외교전략을 구사할지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지만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이 현실을 인정하고 외교전략을 수정할지 아니면, 하마스의 고사를 위한 전략을 계속 수행해 나갈 지 여부에 따라 중동정세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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