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윤수)이 올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하면서 24일자로 실시한 팀제 조직개편인사를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였다. 미술관은 이번 인사를 통해 본관 학예연구실 최은주 실장(4급)을 덕수궁 분관장으로, 정준모 분관장(4급)을 본관 학예연구실 산하 조사연구팀장 직무대리로 발령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문제는 이번 인사가 김 관장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인물 제거를 위한 ‘코드인사’이자 팀제 개편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있는 것이다. 김 관장은 그동안 정 분관장 등 학예실 관계자들과 잦은 충돌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관장은 26일 “이번 개편은 유능한 인재를 수혈, 조직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맞지않는 사람과 일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거취는 그들이 정할 일”이라고 했다.
“학예연구실의 비협조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김 관장은 “적극적인 인사권 행사를 통해 능력있는 사람은 살아 남고 아니면 퇴장당하는 구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을 이를 위해 공석인 학예연구실장 등의 인사를 공개채용을 통해 2월께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책임운영기관이 되면 기관장이 직원 인사와 인사 교류에 대한 전권을 갖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은 직원 반발로 지난해 한차례 보류됐었다. 문화유산의 수호 등 공익성을 추구하는 국립미술관이 상업성을 기반으로 하는 화랑처럼 움직일 수는 없다는 미술계 반발이 보태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문화관광부가 책임운영기관 전환을 위한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으나 실제로는 공청회 한번 없이 원안이 확정됐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연간 26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의 대표가 내부 갈등을 해결하는 통솔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공공서비스의 향상과 세계 일류 미술관 육성이라는 목표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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