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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설 극장가 "가족영화 보러 다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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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설 극장가 "가족영화 보러 다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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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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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극장가는 설날 상 차림처럼 볼거리가 풍성하다. 700만 관객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흥행작 ‘왕의 남자’를 비롯해 코미디 액션 멜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지난해 칸영화제 수상작 등 대중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완성도가 높은 예술영화도 설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설 연휴 극장가를 장식하는 주요 영화들을 테마별로 소개한다.

♡ 아이와 영화 구경, 오래 됐나요

‘치킨 리틀’ ‘투 브라더스’ ‘폴라 익스프레스’는 아이와 함께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치킨 리틀’은 서양에서 겁쟁이의 대명사인 닭이 주인공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하늘의 조각이라고 여겼다가 망신을 산 치킨 리틀이 정말 하늘이 무너진 후 세상을 구하는 모험을 다뤘다.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의 최신작.

‘투 브라더스’는 호랑이들이 관객을 울리고 웃긴다. 인간에 의해 이산 가족이 된 두 아기 호랑이가 재회하는 과정을 그렸다. ‘베어’에서 곰에 사람의 영혼을 불어넣었던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서울 CGV 용산과 CGV 인천 아이맥스 극장에서 재개봉한 ‘폴라 익스프레스’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3차원 영화다.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지 않던 아이가 북극나라를 여행하는 하룻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극장에 비치된 특수안경을 쓰고 관람하면 눈송이가 마치 콧등에 떨어지는 듯하고 북극행 열차가 스크린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고향 친구를 만나셨나요

오랜만에 고향친구를 만난 남자들이라면 술잔을 기울이기 전에 남성미 물씬 풍기는 ‘야수’ ‘서울공략’ ‘무극’을 보며 우정을 다질 만 하다.

‘야수’는 거물 조직폭력배를 잡기위해 몸을 던지는 형사와 검사의 사투가 압권이다. 비장미 가득한 권상우와 유지태의 연기 대결도 볼만하다. 량차오웨이(梁朝偉)가 주연하고 서울에서 촬영해 화제를 모았던 ‘서울공략’은 한때 명절 극장가를 점령했던 홍콩 느와르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위조지폐 제조판을 둘러싼 첩보원들의 암투를 담고 있다. 장동건 장바이츠(張栢芝) 주연의 ‘무극’은 무협액션으로 스크린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3,0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들여 판타지의 세계를 실현한다. 운명에 의해 엇갈린 한 여자와 세 남자의 대결을 사랑과 함께 버무렸다.

♡ 설에 굳이 심각할 필요 있을까

1편보다 곱배기로 웃기겠다는 코미디 영화 속편을 보며 귀향ㆍ귀경길 피로를 털어내는 것도 좋다. ‘투사부일체’는 2001년 350만 관객을 웃긴 ‘두사부일체’의 2탄.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계두식이 사범대학에 진학, 고등학교 교생실습에 나가며 벌어지는 요절복통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개봉 첫 주인 지난 주말 160만을 훌쩍 넘는 흥행기록을 세워, 지난해 추석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의 성공을 재현하려 한다.

할리우드의 익살꾼 스티브 마틴이 주연한 ‘열두명의 웬수들2’도 전편의 웃음 공식을 이어간다. 휴양지에서 만난 대가족의 라이벌 집안이 펼치는 포복절도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 설날에도 작가주의는 계속된다

웃음보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얻고 싶다면 ‘더 차일드’와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을 권한다.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가 공동 감독한 ‘더 차일드’는 지난해 칸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작품. 막 애를 낳은 어린 두 부부가 점차 거리의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건조하면서도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은 세상과 소통하고자 노력하지만 통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고독을 가벼운 유머와 함께 담았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 수상.

2003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스테이션 에이전트’도 주목할 작품이다. 사회의 편견을 피해 은둔을 자처한 난쟁이가 마음의 상처를 지닌 이웃과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가는 내용을 담담히 그려냈다.

♡ 어둡고 낮은 곳, 그리고 사랑

밝고 활기찬 명절에 어둡고 낮은 세계를 되돌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다섯 개의 시선’은 비정규직, 성차별, 탈북자 등 우리 사회의 인권 문제를 진지하면서도 기발한 시선으로 엮어낸 옴니버스 영화. 장진 류승완 정지우 김동원 등 재능있는 다섯 감독이 참여했다.

1988년 벌어진 탈주범 지강헌의 인질극을 스크린에 옮긴 ‘홀리데이’도 우리 사회가 걸어온 어둠의 터널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우리 사회의 모순을 반추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조용한 흥행바람을 일으켰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신작 ‘메종 드 히미코’는 사회의 소수자인 동성애자 문제를 파고든다.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연인에게는 ‘사랑을 놓치다’를 권한다. 오랜만에 부드러운 역할을 맡은 설경구와 송윤아의 사랑 만들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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