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취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5일 ‘하느님은 사랑이다’라는 제목의 첫 회칙(回勅)을 발표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71쪽에 달하는 회칙을 통해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교회의 자선 행위는 본질적으로 연관돼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기독교인의 믿음의 기초”라고 천명했다.
교황은 “교회가 과부와 병자, 고아를 보살피는 것은 성찬식에 참여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자선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을 기독교인으로 개종시키고 특정 정치이념을 버리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며 “사랑을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교회의 이름으로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기독교 신앙을 갖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순수하게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가장 좋은 증거”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한 남녀 간의 사랑(에로스)과 예수의 사랑으로 대표되는 조건없고 헌신적인 사랑(아가페)의 결합을 강조했다. 그는 “결혼을 통해 자신에 대한 사랑이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바뀌면서 두 가지 사랑이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교황청 사회복지위원장인 코르데스 대주교는 “에로스가 예수의 사랑과 별개의 개념이라는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