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브로커 윤상림(구속)씨와 장군 잡는 여경 강순덕(구속) 전 경위. 최근 윤씨 사건 수사과정에서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를 모았던 두 사람은 자신이 몸담고 있던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다 단번에 추락했다는 점 이외에도 닮은 점이 많다.
우선 이들은 모두 마당발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 윤씨를 조사하면서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리스트에 적힌 정ㆍ관계 인사가 1,000여명에 이를 정도였기 때문이다.
강 전 경위도 만만치 않다.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 전 경위는 2004년 12월 남대문경찰서에서 외국인노동자 인력송출업체 비리 사건을 수사하던 중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이 “같은 사건을 하고 있으니 넘기라”고 요구하자 모 국회의원에게 “내 사건을 빼앗아가려 한다”는 편지를 팩스로 보냈다.
이후 강 전 경위는 사건을 넘기지 않고 수사를 계속해 3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수사 라인에 있었던 경찰 관계자는 “국회의원에게 압력은 없었지만 경찰 내부에서 잡음이 이는 게 싫어 강 전 경위가 계속 수사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강 전 경위는 평소 청와대 인사가 속한 등산 모임에도 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경찰 관계자는 “강 전 경위가 청와대 하명사건 전담인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근무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그렇더라도 경위가 국회의원이나 청와대 인사들과 친분이 있을 정도면 인맥이 정말 넓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씨가 강 전 경위의 인맥 구축ㆍ관리 과정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6월 강 전 경위가 ‘장군 잡는 여경’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군장성 비리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은 윤씨였다.
둘 다 남의 눈에 험담을 잘하는 사람으로 비친 점도 비슷하다. 최광식 경찰청 차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씨는 남의 험담을 잘하고 다녀 응대해 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강 전 경위도 2003년 12월 노무현 대통령 부부를 험담해 결국 남대문서로 좌천되는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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