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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의 황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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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의 황제' 떠난다

입력
2006.01.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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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피츠버그 펭귄스의 구단주이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었던 마리오 르뮤(40ㆍ캐나다)가 심장질환으로 두 번째 은퇴를 선언했다.

르뮤는 25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경기를 할 수 있는 한 빙판 위에 설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몸이 정상 상태가 아니다. 이제 끝이다”며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르뮤는 지난 달 심장질환 때문에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한 뒤 다시 빙판으로 돌아왔지만 호흡곤란 증세가 재발,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르뮤는 퇴원 후 지난 몇 주간 복귀를 목표로 맹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소속팀인 펭귄스가 10연패에 빠지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되자 은퇴를 최종 결심하게 됐다. 현재 약물 치료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르뮤는 완치를 위해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간판 스타이자 구단주인 르뮤의 은퇴와 함께 피츠버그 펭귄스도 매각의 길을 걷게 됐다.

르뮤의 은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993년 암의 일종인 호지킨병(악성 육아종증)에 걸린 뒤 수년간 허리 부상에 시달리자 97년 첫 번째 은퇴를 선언했다. 스틱을 놓은 지 한 달 만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르뮤는 99년 파산위기에 몰린 펭귄스를 인수,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구단주로 변신했다. 그는 1년 뒤 암을 이겨내고 스틱을 다시 잡아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르뮤가 44개월의 공백을 깨고 빙판에 복귀하자마자 첫 골을 넣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초. 르뮤는 전성기의 기량을 뽐내며 곧바로 2000~01시즌 펭귄스를 동부 지구 결승전까지 진출 시키는 ‘감동 드라마’를 연출했다.

지난 1984년 NHL 최약체로 평가 받던 펭귄스에 드래프트 된 르뮤는 팀을 91년과 92년 2년 연속 스탠리컵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끈 전설적인 선수. 현역 시절 ‘득점 기계’로 명성을 날리며 6번이나 NHL 득점왕에 올랐고 최우수선수(MVP)에도 3차례 선정됐다. 그가 통산 915게임에서 올린 1723포인트(690득점-1,033어시스트)는 NHL 역대 7위에 해당하는 기록.

그러나 잦은 부상과 투병으로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웨인 그레츠키보다 600게임 가량 뛰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르뮤가 진정한 ‘빙판의 제왕’ 이라는 평가도 지나치지 않다. 그레츠키는 1487경기에서 2857포인트(894득점-1963어시스트)를 올려 역대 1위에 올라있지만 르뮤가 뛴 915경기로 환산하면 득점은 550점에 그친다.

르뮤는 “나의 건강은 가족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다”며 “이제 NHL의 새 시대는 젊은 세대에게 맡겨야 한다. 현재 리그에는 재능 있는 유망 선수들이 많다. 그들은 진정한 미래다”라고 은퇴 기자 회견을 맺었다.

이승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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