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초대형 로비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잭 아브라모프와 함께 찍은 사진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면서 백악관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뿐만 아니라 백악관은 6일부터 미 상원 법사위에서 진행될 ‘영장없는 비밀도청’청문회라는 힘겨운 산을 넘어야 하는 처지여서 이래저래 2월은 부시 대통령에게 ‘잔인한 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주요 언론들은 24일 부시_아브라모프 사진이 실재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지난 5년간 부시 대통령이 아브라모프와 사진을 찍은 횟수도 최소 12차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앞서 시사주간 타임은 사진을 공개하지는 못했지만 부시_아브라모프 사진 5장의 내용을 폭로했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아브라모프는 또 이 사진들을 자신의 책상에 진열해 놓고 방문객들에게 “부시 대통령이 내 아들 이름과 학교 생활 등 사적인 사항까지 거론했다”며 자랑했다고 한다.
백악관측은“그 사진에 대해 알고 있으나 의전용의 의미없는 것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무시하려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제는 백악관이 부인한다고 해서 민주당이나 언론이 그냥 넘어가 줄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네바다) 의원이 24일 먼저 포문을 열었다. 리드 의원은 “부시 대통령은 아브라모프와의 관계에 대해 의회를 속이려 하지 말고 31일 상ㆍ하 양원 합동회의에서의 연두교서 발표 때 부패연루 의혹을 고백하고 재발 방지책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백악관이 먼저 사진을 공개하고 촬영 경위 등을 설명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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