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서부 석유도시 아흐바즈시 도심에서 폭탄이 터져 6명이 숨지고 34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날 마침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내각 전원이 이 곳을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노린 폭탄 테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폭탄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많은 비가 내려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며 아흐바즈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남서부 유전지대에 위치한 쿠제스탄 주는 이란 정부에게 늘 골칫거리이다. 이란 인구 중 3%를 차지하는 소수민족 아랍족이 주로 이 곳에 모여 산다.
이들은 아랍어를 공인하고 페르시아인과 동등한 정치적 이권을 보장하며 석유 수입을 쿠제스탄 주에 우선적으로 배분해줄 것을 요구하며 중앙정부와 사사건건 부딪혔다.
중앙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유소와 송유관 철도를 파괴하고 폭탄 테러를 저지르는 등 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6월과 10월에도 이 곳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각각 8명,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앙 정부가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지원 속에 훈련을 받고 이들 나라와 손잡는 세력들이 활개치고 있다”며 아랍족을 비난한 직후에 터진 일이었다.
이란 정부는 무장단체인‘이란 아랍 원리주의’를 혼란의 주범으로 믿고 있는데 그 배후에 영국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제스탄 주는 이라크에 파병한 영국군 8,500명이 주둔해 있는 곳과 맞닿아 있다.
특히 영국과 이란이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를 놓고 벼랑 끝 대결을 펼치는 상황에서 영국이 아랍족을 부추겨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을 곤란에 빠뜨리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아흐마디네자드 내각의 이 같은 비난을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아랍족과의 관련설을 부인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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