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에 이어 서울시가 또 한번 600년 고도(古都)의 옛 모습을 찾아간다. 문화재청이 24일 발표한 ‘서울역사도시 조성 계획안’은 북악산 전면 개방, 광화문 원위치 복원과 광장조성, 서울 성곽과 서대문ㆍ서소문 복원 등 야심찬 내용을 담고 있다.
발표하는 자리에 문화재위원이 여럿 참석해 적극적 지지를 표명했듯이, 서울의 역사자원을 보존하고 문화재를 복원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당위적인 일이다.
이 계획에 기대가 큰 만큼 당부할 일도 적지 않다. 우선 최근의 청계천 복원의 공과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청계천 복원을 마무리했고 그 성과를 지금껏 축제처럼 즐기고 있다. 이 복원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고 칭찬을 받은 것도 사실이나, 그렇다고 냉철한 분석과 객관적 평가가 동반된 것은 아니었다.
‘청계천 사업이 환경ㆍ역사ㆍ문화의 복원이 되지 못하고 인공조경사업으로 전락한 것은 졸부 콤플렉스’라는 일부 건축가들의 비판도 새겨 들어야 한다.
고도 서울은 일제 강점기와 전쟁기, 압축성장기를 거치면서 고도다운 흔적과 품격을 많이 잃어 버렸다. 이번 계획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따른 정부기관의 지방이전으로 생길 수 있는 공백을 메우고, 서울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고자 수립된 것이라고 한다.
현대적 도시로서의 발전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옛 모습을 복원ㆍ보존하는 일이다. 세계적 도시로서 서울이 추구해야 할 아름다움은 고도다움과 현대성의 조화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경복궁과 광화문 등이 지닌 역사성과 상징성을 복원하되,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 서울의 고도다운 문화적 분위기를 십분 존중하고, 현대적 도시기능, 친환경적 기능, 교통영향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반영해야 한다. 실적과 성과주의에 연연해서 졸속으로 흘러서는 결코 안 되며, 지속적이되 치밀한 장기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