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은 기술직, 기술직은 사무직으로.’ 한국전력의 파격적인 자리바꿈 인사가 화제다. 한전은 부서간 벽 허물기를 위해 사무직과 기술직으로 나뉘어 있는 직군을 상호 교차시켜 임명하는 발상의 대전환을 선보였다.
최근 1직급(처장급) 인사에서 본사 및 전국사업소 1직급 78곳의 보직 이동을 단행하면서 4분의 1이 넘는 17곳(21.8%)을 교차 임명한데 이어 24일 2직급(부처장) 인사에도 이를 확대 적용했다. 이에 따라 사무 분야의 주요 보직인 노무처장에는 기술직인 배전 분야의 장완성 처장이 임명됐다.
또 기술직인 발전 분야의 성원경 처장은 사무직인 영업본부내 지점장으로, 토목직 이춘식 처장은 송ㆍ변전설비 운영업무를 맡는 부산 전력관리처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한전 직원들은 그 동안 행정직이든 기술직이든 한번 입사하면 퇴사할 때까지 한 분야에서만 일해 왔고, 이로 인해 공룡 공기업 특유의 조직내 이기주의와 매너리즘이 팽배해 있었다.
한준호 사장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지난해 부서간 벽허물기 카드를 빼 들고 일부 부서 인사에 적용한 뒤 올해 그 폭을 크게 넓혔다.
한 사장은 “평생 한 분야에서만 근무하다 보니 친한 사람끼리 자리를 주고받고 근무 태도도 나태해지기 쉬웠다”며 “교차임명 실시 이후 인사철마다 불거진 각종 잡음이 사라지고, 부서마다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24일 구귀남 여성인력팀장(52ㆍ3급)을 2직급으로 승진 발령, 창사 45년만에 첫 여성 부처장(2직급)이 탄생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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