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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김한길 선출/ "대리전서 정동영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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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김한길 선출/ "대리전서 정동영 웃었다"

입력
2006.01.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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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로 싱거웠다. 24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한길 의원이 88표를 얻어 49표에 그친 배기선 의원을 39표차로 제치고 당선돼 초박빙이란 당초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이 결과는 일단 정동영, 김근태 두 당권주자의 세 대결에서 정동영계가 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의원이 정동영 고문측, 배 의원이 김근태 고문측 지원을 받는 사실상 대리전이었다는 점에서다.

득표 결과만 놓고 본다면 김 의원은 친정동영계 의원 50여명에다 40여명의 무계파 성향 의원의 몰표까지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배 의원은 ‘민평연’등 친김근태계 의원 및 참정연 의원들 숫자만큼의 표만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선거결과를 놓고선 여러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배 의원이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관련해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이다. 의원들이 원내 운영의 안정성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얘기다.

절대다수인 초선과 계파색이 엷은 의원들 사이에 “여당 원내대표가 개인적인 재판 문제로 법원을 드나드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김 의원에게 많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당 주도의 정책과 정치’를 강조하는 등 강성 이미지를 부각한 것도 적시타였다는 평이다. 의원들이 작금의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지장(智將)ㆍ맹장(猛將) 스타일을 원했고, 김 의원이 이를 십분 활용했다는 말이다.

친노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배 의원이 확실한 임팩트 없이 통합과 화합만을 강조한 것이 김 의원의 강력한 여당론에 밀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방인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강성이라는 점도 이런 선택에 일정부분 영향을 줬다고 봐야 한다.

김 의원이 당 소속 의원 대부분을 일대일 접촉하며 철저히 접근한 점도 주효했다는 평이다. 늦게 출발한 배 의원과 달리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는 후문이다. 재야파의 한 재선 의원은 “일찍부터 준비하며 스킨십을 강화한 김 의원의 전략이 적중했던 셈”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2ㆍ18 전당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요 관심사다. 이번 결과는 정동영, 김근태 고문의 두 진영 모두 경선에 올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정동영계가 강세임을 확인해준다.

정 고문측이 이를 대세론 등으로 확산시킬 경우 당권경쟁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압승이란 결과가 ‘반(反) 정동영 정서’를 자극하는 견제심리를 불러와 정 고문에게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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