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탈옥수 지강헌의 인질극 사건을 소재로 해 화제가 된 영화 ‘홀리데이’(사진)가 영화 배급사와 한 대형 극장체인이 스크린 수를 놓고 벌인 갈등 때문에 개봉 4일만에 일부 상영이 중단됐다. 개봉 영화가 스크린 수 문제 때문에 조기 종영되기는 영화 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극장체인 CGV는 23일 오후 전국 25개 스크린에서 상영중이던 ‘홀리데이’를 조기 종영했다. CGV측은 작품 흥행성을 고려, 스크린 수를 늘려달라는 ‘홀리데이’의 투자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요청을 거부하고 예매가 이뤄진 22일까지만 영화를 상영했다.
이에 대해 ‘홀리데이’ 제작사인 현진시네마는 “유명 극장체인의 일방적인 조기 종영은 관객의 볼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며 “CJ엔터테인먼트가 자사가 투자한 ‘투사부일체’를 더 많이 상영하기 위해 계열사 CGV에 조기 종영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J엔터테인먼트측은 “현진시네마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영화계에서는 극장체인을 갖고 있는 대형 투자ㆍ배급사들이 과도한 스크린 확보 경쟁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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