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 완성차 생산에서 세계 5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내수회복과 수출확대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와 GM대우차, 르노삼성차 등은 내수의 경우 완만한 경기회복과 소비증가세에 힘입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 환경은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둔화와 환율하락 등의 여파로 다소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하지만 국산차의 품질 향상과 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출 전략을 무기 삼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올해 완성차 생산은 지난해 보다 35만대 늘어난 405만대(국내 생산)로 추정돼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5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내수 본격적인 회복세 전환
자동차 업계는 올해 자동차 내수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1만대 늘어난 125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로 2003년 이후 3년간 지연됐던 대체 수요가 판매로 이어진다면 내수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
정책과 공급 측면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부정적이다. 특소세 인하 종료와 7~10인승에 대한 자동차세 인상, 경유가 인상 등 수요에 부정적인 제도적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2개 종에 달하던 신차 모델 수도 올해는 4종(예정)에 불과해 새로운 수요 창출 면에선 불리한 입장이다. 고유가로 인한 유지비 증가와 생산원가 상승에 따른 차량 가격인상 등도 수요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중ㆍ대형 세단 등 신차 출시와 공격경영을 앞세워 내수회복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공정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 내수회복의 관건은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심리와 맞물려 있다”며 “내수시장의 부정적인 여건들을 감안해도 경기회복과 대체구매 증가 등 수요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 견조한 증가세 유지
올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8.1% 증가한 280만대로 전망된다. 자동차 수출은 2003년 이후 폭발적이라고 할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품질 향상과 신차 출시 확대 등으로 제품 경쟁력이 향상돼 해외 소비자들의 만족도와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에 따라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수출 전략을 펼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산차의 해외판매가 늘면서 경쟁 업체들의 견제도 만만찮다. 포드 등 미국의 빅3는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인센티브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업체는 선진 시장에서 판매물량이 아직 미미하지만 저가차라는 장점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보다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품질향상으로 국내 업체들의 해외 점유율은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 차종별 판매 전망
내수시장에서 미니밴 승용차의 판매는 지난해 보다 15% 정도 늘어나는 반면 중형이나 경차 등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3일‘2006년 기업 경영환경’보고서를 통해 올해 자동차 산업의 내수 판매는 작년 113만4,000대에서 10.4% 늘어날 것이라 고 밝혔다. 연구소는 신규 모델 증가로 수입차 판매도 3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승용차의 경우 지난해 90만5,000대에서 올해 99만2,000대로 9.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 승용차는 꾸준한 시장 확대에 힘입어 작년 13만4,000대에서 15만5,000대로 15.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니밴 등 RV 수요는 기아차의 신차 UN 출시 등에 따라 지난해 5만2,000대에서 올해 6만대로 15.4%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RV 수요는 7~10인승 자동차세 인상, 경유승용차 출시 등의 여파로 판매가 급감했다. 올해도 이 같은 요인이 지속되겠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축소될 전망이다. 올해 출시될 경유승용차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소형차는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아반떼XD 후속 HD 출시 등으로 작년 21만대에서 24만대로 14.3%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경차는 지난해 초 출시된 마티즈 후속모델의 신차 효과가 끝난 데다 모델이 다양하지 않아 증가율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중형 승용차도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높지 않을 전망이다. GM대우의 토스카 출시로 연초 반짝 효과가 기대되지만 경기회복 속도로 볼 때 소형차에서 중형차로 이동하는 대체수요는 하반기 이후에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중형에서 대형으로의 대체수요는 상반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중형차는 지난해 23만대에서 24만대로 4.3%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장학만기자
■ 車업계 CEO "올해도 달린다"
연초부터 국내 자동차 업체의 오너 및 최고 경영자(CEO)들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올해 완성차 판매 412만대(수출 포함), 그룹매출 100조원을 목표로 하는 2006년 사업계획을 최근 발표하고 글로벌 기업의 위치를 확고히 다질 것을 다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매출 100조원(지난해 85조원ㆍ17.6% 증가)을 달성하기 위해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의 연구개발(R&D) 투자와 국내 및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거점 구축 등 시설투자를 전년 대비 29.6% 늘어난 8조5,400억(R&D 3조3,000억원, 시설투자 5조2,400억원)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정 회장은 “원자재 가격과 금리, 인건비 상승, 환율하락 등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일궈낸 성과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창의성과 개척정신으로 대내외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은 올해 모든 역량을 수출에 모을 태세다. 그는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136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이렇게 되면 GM대우차는 현대차를 앞질러 수출 1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라일리 사장은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하는 라세티와 칼로스가 중국과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데다 올해 중형차인 토스카 등도 가세해 수출이 전년 대비 25%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 6월 인천에서 연 57만대 규모의 현지조립방식(KD) 포장센터가 완공되면 GM대우차는 부평과 군산, 창원 공장까지 합쳐 연간 142만 대(기존 85만 대) 수준의 KD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르노삼성차는 뉴 SM5와 SM3 뉴 제너레이션의 성공적인 출시에 따른 신차 효과와 중ㆍ대형 모델의 균형적인 판매로 지난해 전년 대비 40%의 성장세를 보이며 내수 시장에서 업계 판매 3위의 위치를 확보했다. 제롬 스톨 르노삼성차 사장은 올해 내수시장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다지며 수출에서도 새 바람을 이끌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해 총 5,840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의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수입차 시장 3년 연속 베스트 셀러 ES330과 신모델 GS/IS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다.
또 전국적인 고객 서비스를 위해 대전과 대구 등에서의 잇따른 신규 딜러 오픈도 큰 몫을 했다. 치기라 타이조 한국토요타 사장은 “올해 판매 목표는 약 6,500대이며 고객 만족 극대화를 위한 교육 강화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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