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가 폭락의 시한폭탄은 코스닥에서 더 크게 폭발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전 주말보다 27.35포인트(2.06%) 내린데 비해 코스닥은 3배 가까이나 더 많은 63.98포인트(9.62%)가 떨어졌다.
사상 처음 서킷브레이가 발동한 가운데 2001년 9ㆍ11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하락 종목수로만 따지면 895종목이 떨어져 사상 최대였다. 닷새 동안으로 보면 코스닥 지수는 무려 153.64포인트(20.35%) 급락했다.
코스닥이 직격탄을 맞은 데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는 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조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급속도로 치고 올라온 코스닥이 우선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코스닥 시장은 지난해 저점대비 81%나 오르며 글로벌 증시중에서 가장 월등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양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하락의 원인이 국내증시 내부적인 요인이기 보다는 해외증시의 개별재료에 있었다는 점에서 코스닥의 두드러진 하락은 그동안 급등세를 보였던 가격부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관’이 투매에 가깝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의 낙폭이 더욱 커졌다. 개인과 외국인이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기관은 이날 하루만 408억원을 순매도해 폭락세를 주도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중소형주 강세 때 기관이 코스닥 중소형주들을 과다하게 매입한 측면이 있다”며 “펀드 내에서는 중소형주 비중이 크지 않지만, 각 기관이 하락장에서 왕창 내다 팔다 보니 이게 모여서 시장이 죽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스닥 시장 중소형주들은 기본적으로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오를 땐 쉽게 오르지만 한번 떨어지면 거래하기조차 힘들어진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이경수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3~4차례 걸친 투매가 진행된 시점에서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코스닥 실적호전 우량주에 대해서는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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