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낮 12시께 서강대 본관 앞. 이 학교 총학생회 간부가 학교를 집중 성토했다. “지난해 12월부터 5차례나 (학교 측과) 등록금협의회를 가졌지만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
재단전입금과 이월적립금만 제대로 사용하면 등록금 동결은 가능하다.” 학교가 올해 학부 등록금을 지난해 대비 8.29% 포인트 올리기로 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각 대학이 등록금 인상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사립대들이 재정수요 등을 이유로 큰 폭의 등록금 인상을 예고하자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연세대(12%) 고려대(8%) 서강대 건국대(6.4%) 한양대(9.3%) 이화여대(6.8%) 등 등록금 인상 내역을 발표한 대다수 사립대는 이런 분위기 탓에 ‘인상 결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사실 대학가의 등록금 인상 투쟁은 ‘연례 행사’나 마찬가지이다. 학교는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매년 등록금을 올리려 하고 학생들은 낮출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지난해 5~7%를 올렸던 각 대학이 올해는 7~12%를 인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상당수 총학생회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납득할만한 수준까지 내리지 않으면 개강과 함께 수업 및 등록거부 등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이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등록금 인상 무효화’ 투쟁을 결의한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해에 등록금을 5% 정도 올렸는데도 이월금이 120억원 가량 생겼으며, 기부금도 1,000억원에 달해 등록금 인상은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사립대들은 “어려운 재정 형편 속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연간 600만~700만원대의 등록금으로는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연세대의 경우 이날 주요 일간지에 등록금 인상의 당위성을 알리는 광고를 게재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등록금 인상 파장이 심상치 않자 최근 각 대학에 협조공문을 보내 “이월ㆍ적립금을 활용, 등록금 인상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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