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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스마트사업팀 이영은 디자인실장/ 150개 학교가 선택 '교복 디자인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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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스마트사업팀 이영은 디자인실장/ 150개 학교가 선택 '교복 디자인의 여왕'

입력
2006.01.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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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0대의 평범한 아줌마다. 그런데 학교 주변을 자주 들른다. 즐겨먹는 간식도 떡볶이와 김밥이고 요즘 애창곡은 동방신기의 ‘라이징 썬’이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본부 스마트사업팀 이영은(37) 디자인실장은 14년째 교복만 담당해 온 교복 디자인계의 산증인이다. 그가 디자인한 교복을 선택한 학교는 150개교가 넘는다. ‘교복이라는 게 모두 비슷한 디자인 아니냐’는 생각은 오산이다. 한 해만 지나도 달라지는 10대들의 패션 트렌드를 따라잡아야 하기 때문에 20대 디자이너들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두 손 두발 다 드는 게 현실이다.

이 실장이 교복 디자인을 시작한 때는 1993년이다. 여성복과 영캐쥬얼 등의 멋진 패션 분야를 선택한 대학 동창들과 달리 ‘고교 윤리 선생님이었던 아버지의 영향 덕’에 교복 디자인을 선택했다. 특히 90년대 중반은 복장자율화에 나선 학교들이 10여년 만에 다시 교복을 입히기 시작한 때라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의욕도 남달랐다.

중학교 2학년 때 교복 자율화가 실시돼 교복을 딱 1년간 입어본 경험 밖에 없는 터라 10대들의 기호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였다. 이 실장은 “처음에는 무작정 학교 운동장에 들어갔다가 경비 아저씨에게 걸려 쫓겨나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잡상인’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많을 걸 깨달았다”고 회상한다. 덕택에 책상에 앉아서는 생각할 수 없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쉬는 시간에 팔을 베고 자기 좋도록 보송보송한 재킷을 만들어달라’ 는 제안을 듣고 나일론 대신 울 소재로 교복을 만들기 시작했고, 하루종일 앉아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허릿단에 고무밴드를 넣은 ‘숨쉬는 바지’ 도 고안해냈다. 코트를 좀처럼 입지않는 ‘폼생폼사’의 남학생들을 위해 보온내피가 달린 교복을 만들기도 했다.

올해에는 교복을 구입한 여학생들의 90%가 좁은 어깨를 강조하기 위해 어깨 패드를 뺀다는 사실에 착안, 아예 처음부터 어깨 패드를 뺀 교복을 신상품으로 내놨다.

이 실장은 “단정한 모습을 미덕으로 삼은 과거의 학생들과 달리 ‘자기 몸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요즘 10대들의 욕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도 주말이면 삼성동 코엑스몰, 명동, 신촌 등 10대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사진을 찍고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고 말한다.

그는 “교복은 단지 학창시절 통과의례처럼 입어야 하는 옷이 아니다”며 “졸업한 뒤에도 교복과 함께 보낸 아름다운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만큼 멋진 교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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