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환율이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수출기업의 근심이 늘고 급한 불을 끄려는 환율당국의 고민도 심각한 듯하다.
환율문제는 국가 차원의 거시적인 문제 만은 아니다. 투자가 글로벌화 하면서 개인의 해외투자도 늘고 있고 보유하고 있는 외화 자산 및 자녀를 위한 해외유학생 송금 때문에 개인에게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해외펀드 투자자 입장에서는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높은 수익률은 달성했으나 한 순간의 환율변동으로 많은 손해를 입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투자자가 많다.
필자도 고객들로부터 환율전망에 관한 자문의뢰를 자주 받는다. 많은 리포트와 다양한 기관의 전망자료를 참조한 나름대로의 판단을 말씀 드리지만, 솔직히 말하면 환율예측은 불가능에 가깝다. 환율은 절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착하게 움직여 주지 않는다. 환율에 관한 한 최고의 고수들이 포진된 정부기관과 연구소의 예측도 틀리기 일쑤며 금융기관과 대기업들도 때로는 막대한 환차손을 입는다.
환율 동향은 술에 만취한 사람의 걸음과 같이, 예측이 어려운 랜덤 워크(random walk)라 할 수 있다. 환율은 각국의 금리와 수급 등 원론적인 요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정부의 시장개입과 국제 투기세력의 장난 등 인위적인 돌발변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단언컨대 통화 투자는 거의 도박에 가깝다.
요즘 달러와 엔화가 과거대비 환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 하에 해외펀드에 투자하면서 선물환을 걸지 않는 투자자들이 일부 있는 듯하다. 물론 펀드 수익 외에 추가적인 환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하지만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가급적 자제를 권하고 싶다. 펀드의 변동위험도 감당하기 힘든데, 환 리스크에까지 노출되는 것은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 펀드자체의 전망에만 관심을 집중하자. 환차익이라는 과외소득 벌려다 과외손실이 더 클 수도 있음을 분명히 명심하자. 환율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조심스런 관리의 대상임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한다.
다행히 요즘은 펀드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고객이 원하면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주는 금융기관이 늘고 있다. 펀드 환매시점 환율을 미리 고정시키게 되므로 환 변동 위험이 제거되는 선물환 계약을, 해외펀드 투자 시 꼭 원칙으로 삼았으면 한다.
신한PB 분당센터 손민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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