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은 23일 무인 과속단속 카메라의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속칭 ‘꺾기번호판’을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제작업자 권모(42)씨 등 3명과 판매업자 박모(35)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를 구입해 사용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운전자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꺾기번호판’으로 불리는 불법번호판 거치대는 범퍼와 번호판 사이에 설치하는 것으로 평상 시에는 정상적인 번호판처럼 보이지만 차량 속도가 시속 50㎞ 이상 되면 번호판이 맞바람의 저항을 받아 아래로 40도 이상 꺾여 무인 단속카메라에 포착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권씨 등 자동차용품 제작업자 3명은 2002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만여점을 제작해 도매업자에게 납품, 2,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판매업자들은 이들에게서 넘겨받은 번호판 거치대를 인터넷 쇼핑물에 “각도조절 번호판을 판매한다”고 광고한 뒤 개당 8,000∼2만8,000원을 받고 팔아 1억3,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 번호판에 어떤 것도 부착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에 따라 번호판 관련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며 “과속은 시속 20㎞ 이하 초과시 3만원, 21㎞ 이상은 벌금 6만원을 내야 하지만 꺾기번호판 등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1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고 전과자 신세가 된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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