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도 ‘40대 기수론’ ‘40대 주력론’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직장에선 퇴직을 걱정해야 하는 가장 위태로운 연령층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40대는 30대를 제치고 우리 경제에서 가장 일할 의사가 넘치고 실제로도 가장 일을 많이 하는 계층으로 자리잡았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40대는 27.2%인 647만명으로, 30대(26.7%, 633만2,000명)을 근소한 차로 밀어내고 연령층별 최다를 차지했다.
경제활동인구는 전체 인구 가운데 ▦집안에서 가사ㆍ육아를 전담하는 주부 ▦학생 ▦신체ㆍ정신적 이유로 일할 수 없는 경우 등을 뺀, 일할 능력과 여건과 의사가 있는 사람들로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친 개념이다.
과거 우리 경제에선 30대가 부동의 경제활동인구 1위를 유지해왔지만, 40대와 격차가 갈수록 축소돼 마침내 지난해 처음으로 40대에 추월되고 말았다.
특히 30대 경제활동인구는 지난 5년간 4만명 가량 감소(636만9,000→633만2,000명)한 반면, 40대는 100만명 넘게 증가(546만8,000→647만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취업해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수에서도 30대와 40대는 이미 역전됐다. 2004년 처음으로 30대를 앞지르기 시작한 40대 취업자수는 지난해 630만5,000명으로 30대(612만2,000명)보다 18만명 이상 웃돌았다.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수에서 40대가 최다를 차지했다는 것은 일할 의사나 여건, 실제 일하는 경우에서도 40대가 가장 왕성하다는 의미다. 30대를 밀어내고 40대가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실질적 주력부대가 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40대의 분발이나 30대의 해이 때문이 아니라, 고령화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국민들의 평균연령층이 높아지다 보니, 산업주력연령층도 자연스럽게 30대에서 40대로 이동한 것이다. 실제로 경제활동참가율에선 30대나 40대 모두 5년전과 비교할 때 별 변화가 없다.
같은 맥락에서 50대 경제활동 인구도 지난 5년간 70만명, 60대 역시 40만명 이상 늘어났다. 반면 저출산에 따른 젊은 층 인구감소로 20대 경제활동인구는 30만명이 줄었다.
이에 따라 4050세대(40~50대) 경제활동인구를 합치면 1,016만명에 달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40대의 증가는 고령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적어도 산업현장에선 긍정적으로만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자연적 고령화에 젊은 층의 ‘생산직 기피’현상까지 맞물려 생산인력이 노령화되고, 이는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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