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로비 스캔들 주범인 잭 아브라모프와의 관계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2일자 최신호에서 부시 대통령이 아브라모프와 함께 찍은 사진이 최소한 5장이라며 “백악관은 대통령이 아브라모프를 모른다고 부인하지만 이들 미공개 사진들은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아브라모프 스캔들에 대한 미 언론의 추적이 백악관을 타깃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타임은 취재원의 반대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문제의 사진 가운데에는 부시 대통령이 아브라모프와 악수하는 장면, 아브라모프 및 그의 고객이었던 인디언 대표와 함께 있는 장면, 아브라모프 및 그의 아들과 나란히 찍은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아브라모프와 악수하는 사진에는 부시 대통령의 인쇄된 서명까지 찍혀 있다고 한다.
아브라모프는 2004년 부시 대통령의 재선 운동 때 최소한 10만 달러 이상의 정치자금을 걷어 주고 ‘파이어니어’칭호를 받았기 때문에 그와 부시 대통령의 관계는 일찌감치 언론의 의심을 사왔다.
백악관은 ‘10만 달러’부분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하면서 아브라모프 및 그의 부인 이름으로 직접 기부된 6,000 달러를 돌려주겠다고 밝히는 등 꼬리 자르기에 급급해 왔다. “부시 대통령은 아브라모프를 알지 못하며 그와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도 못한다”는 것이 백악관 주장이다.
타임이 제기한 사진에 대해 백악관은 “그런 사진은 수 만장이나 찍었다”며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 언론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아브라모프의 ‘끈끈한’ 관계가 언젠가는 드러날 것이라면서 단단히 벼르고 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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