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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민방 새 사업자 선정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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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민방 새 사업자 선정 무산

입력
2006.01.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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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말 경인방송(iTV)이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추천을 받지 못해 TV방송을 중단한 뒤 1년 여를 끌어온 경기ㆍ인천 지역 민영방송의 새 주인 찾기 작업이 결국 무산됐다.

방송위는 이른 시일 내에 재공모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현 2기 방송위원들의 임기가 5월9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최종 사업자 선정이 3기 방송위로 넘어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업자 선정 왜 무산됐나

방송위 심사 결과, 5개 신청 사업자 모두 기준점수(1,000점 만점에 650점)를 밑도는 점수를 받았다. 쉽게 말해 모두‘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기준점수, 즉 ‘커트라인’은 신규 사업자 선정이나 재허가 때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으로, 방송위는 지난해 10월 선정 기준을 발표하면서 기준점수에 충족하는 사업자가 없을 경우 추후 별도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위는 기준점수 미달 사태가 발생한 주요인으로‘사업계획의 전반적인 부실’을 꼽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양휘부 상임위원은 “5개 사업자 모두 사업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며“심지어 예상 매출을 연 2,000억원으로 잡은 사업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새 사업자의 방송 권역이 경기 전역으로 확대됐고 케이블방송을 통한 역외재송신으로 서울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됐다지만, iTV의 연 매출이 520억원(2004년)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다.

또 사업계획 전반에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장밋빛 전망’이 적지 않아 이대로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경영 실패로 좌초한 iTV의 전례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방송위의 판단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나돈 ‘공모 무산설’이 현실화한데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경쟁이 워낙 치열했던 데다‘청와대가 특정 사업자를 민다’는 소문까지 돌았던 터여서 방송위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 위원은 “언론에 보도된 각종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GoodTV 컨소시엄이 “공모를 무산시킨 것은 GoodTV를 고의적으로 배제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앞으로 재공모를 둘러싸고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향후 일정과 전망

방송위는 이른 시일 내에 사업자 선정 절차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 방송위원들의 임기가 3개월여 밖에 남지 않아 임기내 선정은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심사기준 손질 등 재공모에 최소한 3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3, 4월에는 정치권에서 3기 방송위 구성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도 방송위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임기 내에 사업자를 선정하려고 무리하게 일정을 추진할 경우 공모가 또다시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정에 맞추려면 2월 말까지는 사업자 신청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공모 무산의 주요인인‘부실한 사업계획’을 수정ㆍ보완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방송위가 “임기 내에 반드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하다가“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한 발 물러난 것도 이 때문이다.

방송위가 법령 미비를 이유로 뚜렷한 후속대책 없이 iTV 재허가 추천을 거부해 이 지역 민영방송의 장기 공백 사태를 초래한 데 이어, 새 사업자 선정까지 차기 방송위로 넘길 경우 이는 2기 방송위 최대의 오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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