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의 4~7번 줄기세포가 2005년 1월9일 오염사고로 폐기되기 전 미즈메디병원 소속 김선종 연구원이 그 일부를 가져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 교수 측은 권대기 연구원이 19일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려왔다고 22일 밝혔다. 황 교수 측은 이에 따라 미즈메디병원 1,500여개 줄기세포에 대한 전수조사를 검찰에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여기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확인될지는 미지수다.
황 교수 측에 따르면 4~7번 줄기세포는 2004년 11월29일 핵이식이 이뤄졌고, 12월5일 배반포 배아에서 내부세포덩어리를 추출해 배양에 들어갔다.
12월 말 김 연구원은 권 연구원에게 “배양 중인 세포 일부를 가져가겠다”며 4~7번 줄기세포 중 3~4개를 이동식 장비(포터블)에 넣어 가져갔다.
김 연구원은 1시간 뒤 전화로 “병원에 도착했는데 뒤에서 오는 자전거와 부딪쳐 포터블이 뒤집어졌다”고 말했고, 다음날 “쏟아진 것을 살리려 했으나 다 죽었다”고 알려왔다.
권 연구원은 당시 허락 없이 줄기세포를 내준 상태라 황 교수에게 말하지 않았다가 “최근 검찰이 미즈메디병원의 모든 줄기세포를 봉인하고 표본을 채취해 분석 중이라는 기사를 보고 생각났다”며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김 연구원과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황 교수 측은 “당시 4~7번 줄기세포가 줄기세포주로 확립될 가능성이 높아 김 연구원이 가져갔을 것”이라며 미즈메디병원에 황 교수팀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여러 용기에 나눠 배양 중이던 줄기세포가 오염사고로 한꺼번에 죽었다는 게 석연치 않다”며 “김 연구원이 가져간 뒤 열흘 후 오염 사고가 발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누군가 고의로 오염사고를 일으켰다는 의혹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권 연구원이 뒤늦게 실토한 배경이 미심쩍고 4~7번 줄기세포를 진짜 만들었다면 이후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하나도 만들지 못한 점이 납득하기 어려워 황 교수 측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곰팡이 오염에 대해 황 교수 측은 일관되게 사고를 주장해 오다가 최근 검찰이 고의사고 여부를 수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김 연구원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것으로 해석되는 측면도 있다.
검찰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23일부터 2004년, 2005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들에 대한 본격 소환 조사에 나선다.
검찰은 서울대, 미즈메디병원 소속 논문 저자 1명 씩에게 23일 출석토록 통보했으며, 미국에 있는 박을순, 이정복 연구원에게도 설 연휴 전까지 귀국하도록 요청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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