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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한마디에 美서 베스트셀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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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한마디에 美서 베스트셀러로

입력
2006.01.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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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이 일독을 권한 미국 대외정책 비판 서적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테러지도자 덕분에 뜻밖의 관심을 모은 책은 윌리엄 블럼(72ㆍ사진)의 ‘불량국가: 세계 유일 강대국으로 가는 길’.

이 책은 최근까지 사이버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판매 순위 20만5,700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19일 빈 라덴이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이 책을 언급하자 순위가 22일 현재 20위로 껑충 뛰었다. 빈 라덴은 당시 육성테이프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거짓말과 억압을 계속한다면 ‘불량국가’를 읽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2000년 출간된 320쪽 분량의 ‘불량국가’는 “왜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가”라는 말로 시작해 미국의 외교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9ㆍ11테러에 대해서는 “정당화될 수 없지만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할 만한 앙갚음”이라고 평가했다.

빈 라덴은 이 책에 나오는 “내가 미국 대통령이라면 세계의 미망인과 고아, 고문받은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미국의 세계에 대한 간섭을 영원히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하겠다”는 블럼의 표현을 인용했다.

폴란드 이민자의 아들인 블럼은 1960년대 미 국무성에서 근무했으며, 베트남전을 계기로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자로 변신했다. AFP통신은 “부시 정부는 그의 책을 달갑지않게 여기지만 학계에는 그의 팬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블럼은 노엄 촘스키, 에드워드 사이드 등으로 이어지는 미국 내의 비판적 지식인 그룹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의 다른 저서 ‘희망 죽이기: 2차대전 이후 미군과 CIA의 개입’은 15만부 이상이 팔렸다.

워싱턴의 원룸아파트에 거주 중인 블럼은 “빈 라덴이 책을 언급한 것이 놀랍다”면서도 “유감은 없으며 또 어떤 위협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책에 대해 “오프라 윈프리의 ‘오프라 북 클럽’에 포함될 만큼 훌륭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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