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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범죄단속반 한국 방문/ '北 위폐의혹' 매듭 풀까, 더 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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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범죄단속반 한국 방문/ '北 위폐의혹' 매듭 풀까, 더 꼬일까

입력
2006.01.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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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마카오 소재 중국계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 동결로 불거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논란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6자회담 재개의 발목을 잡았던 북미간 금융제재 대립은 17일 북중 정상회담, 18일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의 베이징(北京) 회동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결국 21일 한국에 도착한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의 활동을 고비로 해결이냐 더 꼬이냐는 방향이 잡힐 전망이다.

대니얼 글래저 미 재무부 ‘테러자금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 등 단속반은 17일부터 20일까지 마카오, 홍콩을 방문했다. 마카오는 북미 대립의 계기가 됐던 BDA가 위치한 곳이다.

단속반은 이곳에서 북한의 위폐 제조 및 유통, 돈세탁 혐의를 직접 조사했다. 또 마카오를 관할하는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를 문의하고 협의도 했다. 단속반은 23일 이 결과를 한국 정부에 설명할 예정이다.

미 단속반이 내놓을 내용은 지난해 말 미 재무부가 60여개국 외교관을 대상으로 행한 ‘북한 위폐 설명회’의 자료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당시 미국은 1989년부터 북한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100달러 위폐의 제조연도별 실물, 위조에 사용할 수 있는 스위스산 특수잉크와 정밀 화폐인쇄기를 북한이 구입한 증거를 제시했다. 또 숀 갈랜드 북아일랜드 노동당 당수가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관과 연계해 위폐를 유통시킨 혐의도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단속반은 BDA에서의 북한 돈세탁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도 내놓을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은 “분명한 위법을 덮어둘 수는 없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직접적인 자백이 없는 상황에서 관련 증거들도 10여년 전부터 계속 제시됐던 의혹의 일부라는 반론이 가능하다. 만약 단속반이 강도높은 발표를 하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면 국면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흐름으로 볼 때 파국이 빚어질 것 같지는 않다. 원래 북한은 반발의 강도를 최고조로 높이고 난 이후 명분을 만들어 정치적 타협을 해오곤 했다. 더욱이 주변 여건도 마냥 버티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마카오은행 조사결과를 김정일 위원장에 제시하며 압박했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도 “실무자들의 과오”로 인정하는 선에서 타협할 수도 있다.

중국이 미국에 북한의 위폐제조 전면금지 및 감시를 약속하고, 미국이 이를 양해하고, 북한이 후속조치에 대한 협의를 미국과 이어간다면 금융제재 문제가 일단 매듭되고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주변 상황이 맞아 떨어지는 낙관적 기대에 근거하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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