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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법적 지위' 발칸 새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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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법적 지위' 발칸 새 불씨

입력
2006.01.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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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간 분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개입까지 불렀던 코소보의 법적지위 문제가 이브라힘 루고바 코소보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부각됐다.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이던 코소보 지위협상은 다음달 초로 연기됐다.

코소보 주정부 대변인은 21일 “루고바 대통령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리슈티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손에서 담배를 놓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한 루고바 대통령은 3개월 전 폐암 선고를 받았다.

코소보 지위 협상은 세르비아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원하는 코소보와 코소보를 자치주 형태로 연방정부 하에 묶어두려는 세르비아 정부의 이견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다.

세르비아 정부는 알바니아인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코소보에 대해 일정 수준의 자치는 허용할 수 있으나 독립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소보는 12세기 중세 세르비아 왕국의 중심지였으며 세르비아 정교회 본산도 이곳에 있어 코소보는 세르비아인에게 ‘마음의 성지’라는 것이다. 반면 코소보의 알바니아인들은 독립을 주장하며, 독립이 단기간에 이루기 어렵다면 독립에 버금가는 폭넓은 자치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은 코소보를 세르비아의 법적 영토 내에 남겨둘 수 없다는 데는 알바니아인들과 의견을 같이 한다. 언제 또다시 인종간 피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소보의 독립을 지지하기에는 복잡한 변수가 많다. 현실적으로 주권국가의 영토를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데다 코소보가 독립할 경우 종족이 같은 인근 알바니아와의 병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소보는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알바니아가 중세의 ‘대 알바니아’를 다시 꿈꿀지도 모른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우려다. 이 경우 알바니아 난민들이 대거 이주해 있는 마케도니아의 정정도 불안해 질 수 있다. 현재로선 형식적인 독립은 하되 당분간 주권을 제한하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 대표단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조건부 독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알바니아인과 세르비아인의 갈등은 1989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 연방 대통령이 코소보의 자치권을 빼앗고, 이에 알바니아계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극에 달했다. 90년대 말 세르비아 민병대와 알바니아 무장세력 코소보해방군(KLA)이 충돌,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자 99년 3월 나토가 세르비아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감행했다. 이후 유엔 평화유지군에 의한 불안한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 루고바 코소보 대통령은

‘발칸의 간디’로 불렸던 이브라힘 루고바(61)대통령은 코소보에서 태어나 프랑스 소르본느대학에서 유학했다. 1990년 코소보의 자치주지위를 박탈하고 세르비아공화국에 편입시킨 신유고연방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에 대항해 비폭력 평화운동을 시작했다. 코소보평화협상에서 지도력을 입증했고 자신이 결성한 알바니아민족동맹(LDK)이 2001년 11월 의회다수당을 획득했다. 2002년 3월 코소보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돼 지난해 재선에도 성공했다.미국, 유럽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발칸반도의 평화를 위해 힘써왔다. 그러나 무장독립운동 세력인 코소보해방군(KLA)을“알바니아의 정세를 불안케 하기 위해 세르비아가 후원하는 집단”이라고 비난하는 등 내부 독립운동 세력과는 관계가 좋지 않았다.특히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세르비아 공습이 한창이던 99년 3월 밀로셰비치대통령과 함께 TV에 나와 공습 중단을 촉구했던 전력은“협박에 의한 것으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에도 불구하고 오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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