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초반 판세는 대권주자인 정동영ㆍ김근태 고문이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가 격차를 두고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어 김혁규 의원 등 다른 후보들이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물론 전당대회까지 한달이나 남아 있고, 재선그룹 단일화, 예비경선 성적, 지방선거 전략 등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판세는 당초 정 고문이 여유있게 앞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치열한 접전구도다. 실제 각 후보들의 자체 여론조사를 봐도 지난해 말까지는 정 고문이 10%포인트 이상 김 고문을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최근에는 0.8~5.5%포인트 정도로 바짝 좁혀졌다.
김 고문측은 ‘당권파 책임론’이 네가티브 공세라는 정 고문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김 고문측은 “아직은 쫓아가는 입장”이라지만 “당내에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광범위함을 보여준다”며 적잖이 고무된 표정이다. 반면 정 고문측은 “예상밖 박빙이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조직을 다잡고 있다.
김 특보는 정ㆍ김 고문에 10~15%포인트 정도 뒤지지만 그래도 다른 후보들에 비하면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다. 4ㆍ2 전대에 출마해 낙마한 쓰라린 경험도 있지만 무엇보다 참여정치실천연대의 단일후보라는 확실한 조직표가 큰 자산이다.
아직은 이들에 뒤쳐져 있지만 김혁규ㆍ임종석 의원은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는다. 출마선언이 늦었던 김 의원은 정 고문과의 연대 가능성, 경남지사 시절의 탄탄한 인맥, 친노직계인 의정연구센터의 지원 등으로 조만간 상승세를 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주당과의 지방선거연합을 주장하며 민주당 통합론에 불을 당긴 임 의원도 염동연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호남권의 지원이 가능해 40대 재선그룹 중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다.
반면 ‘40대 기수론’을 전면에 내건 김부겸ㆍ김영춘ㆍ이종걸 의원은 독자 조직이나 지역기반이 약한 탓인지 아직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도 2~6% 에 머물러 내달 2일 예비선거에서 탈락할 1명도 이들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도 실용노선인 이들 사이에 단일화 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현재의 출발선은 이번주 중 후보등록과 함께 선거운동이 본격화하고 몇몇 변수들이 힘을 발할 경우 적잖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예비선거 결과가 공개될 경우 1위 통과자를 중심으로 ‘대세론’이 형성되거나 40대 재선그룹을 축으로 약체 후보들간의 단일화가 부상할 수 있다. 1인2표제의 성격상 특정후보를 제외하는 배제투표 등 각 후보진영의 투표전략도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 상당수 대의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노리고 있어 정ㆍ김 고문이 서울ㆍ경기ㆍ인천의 광역단체장 후보로 누구를 점찍고 있는지도 변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