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도 경위가 서울중앙지검의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고 21일 자살해 검찰 수사와 관련된 자살자가 또 1명 늘었다. 강 경위가 아직 검찰조사를 받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검찰수사와 자살을 직접 연결 지을 수는 없지만 경위에 관계없이 검찰로서는 곤혹스런 상황이다.
2000년 이후 검찰 수사와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첫 인사는 장래찬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장이다. 이후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안상영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박태영 전남지사, 이준원 경기 파주시장 등이 목숨을 끊었다. 가장 최근에는 이수일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자살했다.
검찰은 일단 수사 대상자들의 자살원인이 강압수사나 가혹행위 등 수사과정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다. 수사강도가 높아지면서 피조사자들이 받게 되는 심리적 압박감과 부담감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것이 검찰의 추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와 검찰은 피조사자가 수사 중 자살하면 반드시 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에서 가혹행위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조사자들의 자살이 검찰이 이미지와 사기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조사를 받던 사람이 자살한다는 것은 무척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무엇보다 수사진행과정에서 관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 수사진에게는 큰 자책감을 준다”고 말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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