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부활해 다시 한번 부자로 살고 싶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21일 의학이 발전하면 생명을 되찾겠다는 희망으로 자신의 시신을 냉동 보존하고 생전 재산까지 자신의 명의로 신탁해 ‘다음 생애’에도 부자로 살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사는 데이비드 파이저(64)씨는 사후 자신의 시신을 냉동 보존토록 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하면서 재산 1,000만 달러(98억원)를 ‘사후신탁’에 예치했다. 개인 소생기금으로 불리는 이 신탁은 수혜자를 본인으로 하며 신탁자가 부활할 때까지 막대한 자금을 불리게 된다.
미국 내 20개 주에서 합법적인 금융상품으로 취급되는 이 기금은 본래 유산의 직접 상속에 따른 세금을 피하고자 고안된 상품으로 자녀와 자손을 수혜자로 해왔지만 최근 신탁 수혜자를 기금 창설자로 지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신문은 적어도 10여명의 갑부가 이런 기금을 만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논란을 우려해 상품 개설을 꺼리고 있다. 한 금융전문가는 “부활할 경우 여러 법률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소생시 본인으로 인정할 지 여부, 이미 받았던 생명보험금 반납 여부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우려했다. 후손들의 욕망도 문제이다. 2004년에 암으로 사망한 제이콥 캐너데이씨의 경우 자손들이 유언장을 위조해 신탁기금을 유용했다.
미국에는 142명의 시신이 냉동 보존되고 있으며 사후 냉동보존 계약을 체결한 사람도 1,000여명에 달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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