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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여기가 PB명당”

입력
2006.01.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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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고객을 잡아야 산다.’

새해 들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시중은행 마케팅 전쟁의 한 가운데는 우량 개인고객을 잡기 위한 PB(Private Banking) 전투가 있다. ‘돈 되는’ 장사를 하려면 이제 대중을 상대로 한 영업(퍼블릭 뱅킹)은 한계를 맞고 있다는 은행들의 인식 때문이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옛 삼풍백화점 자리에 들어선 아크로비스타 일대. 지하철 교대역에서 고속버스터미널로 넘어가는 1㎞ 남짓한 거리에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점 13개가 치열한 고객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일대 모든 지점에 PB코너가 있지만 이 곳에는 특히 PB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PB센터만도 4개나 된다.

PB란 수 억원 이상 돈을 맡기는 우수고객에게 자산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형태. 전문센터는 예ㆍ적금, 공과금 납부 등 기존 은행업무는 아예 다루지 않는다. 대신 작은 상담실 여러 개를 점포에 집중 배치해 부자 고객들과의 상담 업무에 집중한다. 은행별로 전문센터가 전국에 고작 10개 안팎인 상황에서 한 거리에 PB센터 4개가 밀집해 있다는 사실은 이 지역의 경쟁 정도를 짐작케 한다. 상대적으로 영업점이 드문 HSBC, 씨티은행까지 이 곳에는 지점을 내고 있을 정도.

일찍이 강남의 알짜 부자들이 모여 살던 이곳은 최근 초호화 주상복합건물인 아크로비스타 3개 동이 들어서면서 옛 삼풍백화점과 삼풍아파트의 전성기를 이어받고 있다. 법원, 검찰청, 변호사사무실 등 법조타운과 바로 접해 있는데다 의사, 대학교수, 기업인 등 사회 고소득층이 말 그대로 ‘우글’거리는 곳이다.

당연히 고급 취향의 인테리어는 기본. 이 일대 PB들은 “고객이 차 한잔 마시고 갈 정도”라고 겸손히 표현하지만 바닥까지 원목으로 까는 건 기본에 내부 자재는 거의 예외 없이 수입품이다. 한 센터장은 “인근 점포의 리모델링 움직임을 늘 예의주시 한다”고 귀띔했다.

아크로비스타(757세대)와 인근 삼풍아파트(2,400세대) 주민들은 이 일대 PB점들의 최우선 공략 대상이다. 아크로비스타 1층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은행 PB센터는 탁월한 입지조건을 앞세워 개점 1년 반 만에 벌써 수신고가 3,000억원을 넘었다.

맞은편 국민은행 PB센터는 고객 관리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투자나 세무관리 설명회는 기본이고 최근에는 피부관리, 보석, 꽃꽂이, 와인 즐기기 이벤트도 1달에 한 번씩 열고 있다. 판ㆍ검사 등 법조인을 주 타깃으로 공략중인 하나은행은 교대역 주변 반경 200㎙ 안에만 점포 5개를 유지하는 다점포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신한은행 PB센터는 최소 10억원 이상 맡기는 고객들로 대상을 좁히는 특화 전략을 쓰는데도 관리 고객만 200명이 넘는다.

우리은행 조영수 PB팀장은 “요즘 고객들은 여러 은행에 돈을 맡겨 본 후 나은 곳으로 옮기는 편이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 지역 점포간 경쟁으로 수수료를 내리면 은행 전체가 따라 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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