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도 경위는 유서에서 검사를 ‘검새’라고 지칭했다. 경황이 없는 중에 쓴 유서라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검사의 오기(誤記)로 추측되기도 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강 경위는 “더러운 검사”란 대목을 제외하곤 “검새들 앞에 가기실타” “심00 검새님” “검새 없는 세상” 등 3차례나 일관되게 검새라고 표현했다.
강 경위는 왜 검새라고 썼을까. 검새는 ‘검찰 X새’의 줄임말로 검사를 낮잡아 이르는 비속어다. 경찰을 가리키는 비속어 ‘짭새’와 비교돼 사용된다.
2003년 3월 열렸던 ‘검사와의 대화’에서 평검사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들듯이 토론하자 네티즌들은 ‘뻔뻔하기 짝이 없다’는 의미의 ‘검새스럽다’는 신조어를 만들어 인터넷에 퍼뜨렸다. 권력의 시녀라는 기존 평가보다 더 모욕적인 것이었다.
이후 검새는 네티즌뿐 아니라 일선 경찰관 사이에서 검사를 비하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일선의 한 경찰관은 “검사에게 무시당하고 속상할 때 경찰 내부에서 많이 쓴다”고 말했다. 강 경위는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검찰에 대한 강한 불만을 글로써 표출한 셈이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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