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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 경위 자살과 진실 규명은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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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 경위 자살과 진실 규명은 별개

입력
2006.01.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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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수행비서인 강희도 경위의 자살은 충격적이고 불행한 일이다. 검찰 소환을 통고받은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인사들의 유사한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자살 동기가 선뜻 납득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유서에는 검찰 언론 등 세상에 대한 일반적 수준의 불만과 함께, 그가 모시던 최 차장과 브로커 윤상림씨와의 돈 거래에 대한 해명이 주로 담겨 있다. 이렇게 분명치 않은 자살동기는 그를 그토록 절박하게 몰아간 진짜 이유, 이를테면 죽음으로라도 검찰 수사를 피하려 한 이유 등을 도리어 궁금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최 차장이 강 경위의 자살이 알려진 이후 그의 돈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주장부터 한 것은 그다지 적절한 처신으로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시점에서 경계할 것은 엉뚱하게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간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경찰 일선에서는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수사권 조정을 견제하기 위한 검찰의 표적수사와 언론플레이가 원인이라든가, 검찰이 임시국회를 앞두고 유리한 국면 조성을 위해 윤씨 사건 수사를 질질 끌고 있다는 등의 분노 섞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허준영 경찰청장 퇴임을 전후한 경찰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재연될 소지도 있어 보인다. 당시 국민들은 경찰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검·경 간의 힘겨루기와 그로 인한 치안 불안을 크게 걱정했다. 경찰은 국민의 정서를 인식하고 자중하기 바란다. 강 경위의 자살이 사실 규명에 장애가 되면 안 된다.

검찰에게는 윤씨 사건 수사를 더욱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할 것을 당부한다. 윤씨가 법조브로커로 알려진 만큼 전·현 검찰 관계자를 비롯한 법조인들이 훨씬 많이, 깊게 연루됐으리라고 보는 것은 상식이다. 윤씨 구속 이후 벌써 두 달이나 지난 만큼 더 이상 수사를 끌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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