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은 과연 수익성이 있을까.
서울시가 서빙고 아파트지구를 층수 제한 없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를 상향조정하고, 여의도 일대 3종 일반주거지역에 대한 용적률을 230%로 정하면서 한강변에 위치한 이들 지역 노후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말 한강변에 위치한 강남구 청담동 한양파트가 35층 재건축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인근 압구정동과 반포 잠원동 일대 한강변 중층 재건축 아파트값들도 최근 한달 사이에 최고 1억원이나 올랐다.
이들 아파트는 한강조망권과 교통여건, 개발잠재력 등을 겸비한 ‘우량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부분 단지들이 재건축 추진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거나, 기존 용적률이 200%를 넘어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지난해말 5억7,000만원 수준이던 24평형이 최근 6억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시범아파트는 재건축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지하철9호선 개통의 호재까지 겹쳐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중개업계는 전했다.
인근 광장아파트도 급등세다. 지난해말 7억원이던 34평형 매물이 최근 7억5,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이마저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
K공인 관계자는 “여의도 아파트들이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로 한양, 삼부, 미성 등 일대 노후 단지들이 수천만원씩 호가가 오르고 있다”며 “그러나 각 단지마다 용적률이 다르고 대부분 단지들이 재건축을 할지, 리모델링을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어 비싼 값에 샀다가는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양아파트도 최근 호가가 3,000만원 가량 올라 31평형이 6억5,000만~7억원선에 달한다. 이 아파트는 기존 용적률이 250%를 넘어 서울시 기본계획대로라면 재건축이 사실상 어렵지만 호가는 강세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일대 서빙고 아파트지구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세와 각종 규제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게 중계업계의 분석이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왕궁아파트 32평형은 올들어 호가가 2,000만원이 올라 7억4,000만~7억6,000만원선에 달한다. A공인 관계자는 “렉스아파트 40평형의 경우 9억~9억5,0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강세지만 소형평형의무비율을 적용하고 늘어나는 면적의 25%를 임대아파트로 공급하는 개발이익환수제까지 적용되면 수익성이 없어 재건축 추진이 쉽지는 않다”며 “층고제한만 없어졌을 뿐 기본 용적률을 2종 기준인 200%로 묶었기 때문에 고가에 매수할 경우 손해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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