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일본야구의 심장으로 진출한 이승엽(30)이 스포츠의 ‘한류 전령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의 산케이스포츠는 20일 “이승엽이 일본의 요시모토흥업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이승엽과 부인 이송정씨가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요시모토흥업은 1,500여명의 연예인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매니지먼트 업체. 지바 롯데의 바비 밸런타인 감독도 요시모토흥업과 계약을 맺고 있다.
요시모토흥업이 이승엽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달라진 상품 가치 때문이다. 요시모토흥업은 이승엽의 일본 진출 직후부터 관심을 가졌으나 당시엔 지바 롯데라는 ‘열악한’ 상품성과 이승엽의 성적 부진 때문에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승엽이 일본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로 이적한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19일 입단식에서 이승엽은 ‘교징(巨人) 유니폼’의 위력을 실감했다. 요미우리의 기요다케 구단 대표는 기자회견 서두에서 “요미우리에서는 사생활 문제를 조심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이 매스컴의 추적을 받는 요미우리 구단의 특성을 설명해준 말이자 명문 구단의 일원으로서 행동에 주의를 해달라는 당부이기도 했다.
또한 이승엽이 주목받는 이유는 침체를 겪고 있는 요미우리의 팀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2002년 일본시리즈 우승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진 요미우리는 대대적인 팀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지난시즌에는 센트럴리그 6개팀 가운데 5위에 처졌고, 니혼TV가 중계하는 요미우리전의 평균 시청률이 10%에 그쳐 내부에서도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뉴욕 양키스로 떠난 마쓰이 히데키와 간판 1루수였던 기요하라의 방출로 ‘교징’을 대표할 만한 장거리타자가 사라졌다는 점도 이승엽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일본 무대에서 30홈런을 치며 나름대로 검증받은 이승엽이 팀 개혁의 선봉에 서주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요미우리의 매체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요미우리는 계열사로 스포츠호치와 니혼TV 등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스포츠호치는 전국적인 영향력을 가진 스포츠전문지로 ‘교징’ 선수들을 집중 조명한다.
때문에 이승엽이 요미우리의 주전 1루수가 된다면 언론 노출 빈도는 엄청나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승엽은 지난시즌 지바 롯데에서 30홈런을 기록했지만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비인기 구단인 지바 롯데의 특성 때문이었다.
한편 이승엽은 20일 요미우리 구단 지정병원인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메디컬 체크를 받고 ‘이상없다’는 판정을 받은 뒤 이날 오후 한국으로 귀국했다.
한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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