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량진과 여의도를 잇는 고가도로(지도) 건설을 싸고 동작구와 영등포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동작구는 개발 효율성과 교통 편의를 내세워 고가도로를 추진하고 있지만 영등포구는 반대로 교통난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동작구청이 2003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타당성 조사를 마친 후 서울시에 신청한 고가도로 건설안에 따르면 총 688억원을 들여 동작구 장승배기길 동작구청 앞에서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앞까지 폭 20㎙, 길이 800㎙의 왕복 4차선 고가도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 도로는 마포대교와 함께 여의도 진입의 양대 관문인 원효대교로 연결된다.
구 관계자는 “노량진동에서 여의도로 직선 도로가 연결되면 양 지역간의 소통이 원활해지며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노량진 민자역사의 주차장과도 연결할 수 있는 램프 설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백화점 할인점 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노량진 민자역사는 물론, 인근 뉴타운개발예정지가 여의도와 연결되면 이 일대가 새로운 도심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영등포구는 동작구의 교통량을 그대로 떠안게 돼 교통 정체현상이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구 의회와 지역 주민들이 교통난을 우려해 고가도로 건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서울시에 고가도로 건설안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측이 강제로 건설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도 “왜 하필이면 63빌딩 앞이냐”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노량진 민자역사 건설, 수산시장 현대화, 지하철 9호선 신설 등 각종 사업을 앞두고 있어 고가도로 건설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서울시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동작구청이 제출한 타당성 조사결과에 대한 검토를 마친 후 기본설계 작업을 6월까지 마무리하고 실시설계(1~2년 소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영등포구가 교통량 증가로 인한 민원제기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설득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기본설계가 끝난 후 실시설계 단계에서 해당 구청과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