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한화그룹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100만평 규모의 서산 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20일 대우건설 입찰 참여를 전격 선언하는 등 중견그룹가운데 가장 활발한 공격경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이날 한화건설을 주축으로 ㈜한화, 한화석화 등이 참여하는 그룹내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건설 예비입찰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업계 10위권인 한화건설이 ‘꿈에 그린’ 등 아파트사업의 호조로 최근 몇 년간 급성장을 해왔다”며 “이번 기회에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 건설업계 선두그룹으로 진입하겠다”고 입찰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재계순위 8위(자산규모 40조)인 한화가 자산 규모 5조, 국내 시공능력 2위인 대우건설 인수를 인수하는데 성공할 경우 사세확장은 물론 건설부문을 주력사업으로 키울 수 결정적인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유통레저 석유화학의 3각축으로 구성된 그룹 사업부문도 한층 다각화할 수 있게 된다.
한화의 공격경영은 올해를 ‘뉴한화 건설’의 원년으로 삼으려는 김승연(사진) 그룹회장의 경영전략에서 비롯됐다. 김 회장은 그 동안 한화가 2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1등이라고 자부할만한 곳이 거의 없고, 그룹내 사업영역이 내수에 편중된 점을 감안, 글로벌 시대의 새 성장동력 찾기에 부심해왔다는 게 그룹관계자의 전언이다.
올들어 “성장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기업인수도 가능하다(신년사)”거나 “일류 한화로 가자(신년 하례회)”고 역설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한화는 대우건설 인수시, 플랜트부문에 노하우가 있는 한화건설과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내 단숨에 업계 선두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유통레저 및 석유화학 부문의 계열사들이 발주하는 건설물량도 상당부분 흡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재원 조달이다. 서산 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도 산업은행 및 서산시와 공동 출자하는 형식이지만, 3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화 관계자는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인천공장 부지와 시흥시 정왕동 군자매립지 등의 개발로 확보되는 자금이 1조원 이상 된다”고 강조했다.
그룹측은 하지만 단독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3월 대우건설 본 입찰까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 인수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