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의 ‘축구 전쟁’이 시작된다. 2006독일월드컵 본선 G조에서 토고와 맞붙어야 하는 한국으로선 ‘정보전’의 시작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최대 축구 국가 대항전인 2006아프리카네이션스컵이 21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막된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튀니지를 비롯해 월드컵 본선에 나갈 토고, 앙골라,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지역 예선을 거친 16개 나라가 4개조로 나뉘어 격돌한다.
한국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B조에 편성된 토고다. 토고는 22일 콩고민주공화국전을 시작으로 26일 카메룬, 30일 앙골라와 잇따라 맞붙는다. 네이션스컵은 각조 2위까지 8강에 올라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강자를 가린다.
월드컵 ‘처녀 출전국’으로 그동안 국제 무대에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토고 축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 토고는 올해 치른 두 차례 A매치에서 약체 기니에 0-1로 패한 뒤 ‘강호’ 가나를 1-0으로 꺾으며 실력을 종잡을 수 없는 ‘도깨비팀’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대회에선 토고 축구의 ‘보배’인 간판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날)의 발재간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11골로 득점 1위를 차지한 아데바요르는 네이션스컵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이달 초 소속팀이었던 AS모나코의 합류 명령을 거부했던 ‘애국 청년’. 모나코가 징계를 내릴 움직임을 보이자 “나는 조국을 위해 죽을 각오가 돼 있다. 네이션스컵에서 대단한 일을 벌일 것”이라고 맞설 정도로 대회에 애착을 갖고 있다. 결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 아스날로 팀을 옮긴 아데바요르는 부담을 훌훌 털고 조국을 위해 ‘골 사냥’에 나서게 됐다.
토고는 아데바요르의 득점력과 스티븐 케시 감독의 용병술을 앞세워 사상 첫 네이션스컵 8강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B조의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앙골라와 아프리카 축구의 최강자 카메룬을 넘어야 한다. 카메룬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사뮈엘 에토오(FC 바르셀로나)가 버티고 있다. 26일 토고-카메룬전은 아데바요르와 에토오의 득점 경쟁이 볼거리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영무 기술위원장과 강영철 기술위원을 카이로로 보내 토고의 전력을 세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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