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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김정일, 개혁 실천 보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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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김정일, 개혁 실천 보일 때

입력
2006.01.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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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 언론의 18일 보도를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회(所懷)는 아주 진했던 모양이다.

“급속히 변모된 중국 남방지역의 발전상과 약동하는 현실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국이 고도기술분야에서 달성한 성과에 참으로 깊은 감명을 받았다.” “5년 전 천지개벽한 상하이(上海)를 돌아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여러 경제특구들을 돌아보고 중국 인민의 노력과 결실에서 새로운, 더 큰 감동을 받게 됐다.”…등등.

‘잊을 수 없는 참으로 깊은 감명’이라는 최상급 수사(修辭)는 호의를 보여준 중국 지도부에 대한 답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관료, 군 장성 등 100여명의 수행원을 이끌고 몸소 가본 뒤에 나온 결론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인사치레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김 위원장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내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소감은 소감일 뿐, 그 감동이 실제 변화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1년 1월 상하이를 돌아본 후 ‘신사고’를 외쳤다. 실리, 실력, 실적의 ‘3실 주의’ 도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는 ‘말 따로 행동 따로’였다. 국제사회가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에 별로 놀라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세계는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본 중국만 발전하는 게 아니다. 베트남도 이미 고속 성장의 길에 들어서 있다. 아직도 비밀 방문이나 하는 나라는 북한 뿐이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행태부터 고치면서, 보고 느낀 감동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김 위원장이 말로만 개혁, 개방을 외치지 말고 실천의 통 큰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해본다.

정상원 정치부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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