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강하다”
올 들어 재개발 수주전에서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대형 업체들은 잇따라 수주에 실패하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비중의 30~40% 가량을 차지해온 재건축 사업 대신 재개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재개발 시장의 흐름은 전체 수주 판도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업체인 코오롱건설은 16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산 6구역(1,011가구ㆍ1,430억원 규모)에서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다. 특히 이번 수주는 지난해 재개발 수주 실적 1위이자 부산에 연고를 둔 롯데건설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17일 501억원 규모의 서울 쌍문1구역 주택재개발 시공권도 따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부산에서 총 2,813억원 규모의 재개발 사업 2건을 잇따라 수주하는 등 재개발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쌍용건설도 지난 14일 지난해 재개발 수주실적 2위 업체인 GS건설과 맞붙어 부산 진구 가야동 3구역(700가구)에서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다.
쌍용건설은 이미 지난해 부산에서 1,000가구가 넘는 2곳의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쌍용 관계자는 “부산은 향후 100여 곳의 재개발 시공권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지역”이라며 “부산을 포함한 광역시와 수도권 재개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도 최근 대전 선화구역 주택재개발(894가구)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사업권을 획득했다. 한화건설은 충청권을 지역 연고로 하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 재개발 시공권을 획득하기는 처음이다. 한화는 앞서 지난해 부산 연지1-2구역(938가구), 반여1-2구역(538가구), 서울 창신동 재개발사업(537가구) 등에서도 사업을 잇따라 수주, 관심을 끌었다.
반면 전통적으로 재개발 수주의 양대 강자로 불린 롯데건설과 GS건설은 최근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저조한 수주 실적을 낳고 있다. 롯데건설은 안방인 부산 연산6구역과 가야3구역 등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지난해 재개발 수주의 고수라는 명성에 흠집을 냈다.
GS건설 역시 최근 부산 대연2구역에서 패한 데 이어 가야2구역에서는 쌍용건설에 밀려 사업 수주를 중도에 포기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부터 재개발 수주전이 뜨거운 것은 개발이익환수제 등 각종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재개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이 재개발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대형 건설사에 비해 ‘설거지 대신 해주기’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밀착 마케팅이 뛰어났기 때문”이라며 “유명 브랜드를 앞세운 건설사들도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 않고서는 수주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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