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랜드마크가 새로 태어났다.
오래 전에 저잣거리에 떠돌던 ‘국가 기밀’. 한반도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남산 서울타워에서 레이저 빔이 발사되고 그 빔은 63빌딩의 오목한 유리 벽면에 반사돼 잠실 운동장 수영장으로 전달된다. 그러면 그 신호를 받아 마징가Z가 수영장을 가르며 튀어나와 적들을 물리친다는.
파리에 에펠탑, 뉴욕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다면 서울에는 남산 타워와 63빌딩이 있다. 서울의 상징인 이 두 곳이 최근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로 태어났다.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시설로 거듭난 서울의 ‘랜드 마크’들이 천기를 누설한다는데….
▲ 63빌딩
업무용 빌딩으로는 아직까지 국내 최고층인 63빌딩은 대대적인 내부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21일 새로운 얼굴로 재개관한다. 1985년 63빌딩 개관 이후 대규모 리노베이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모를 일신한 곳은 아이맥스 영화관, 뷔페 당 등 고객 편의 설이 집중된 지하층이다. 이중 ‘63스퀘어’라고 새 이름을 얻은 지하 1층은 다양한 시설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변신했다.
‘63 씨월드’는 리노베이션을 통해 더욱 세련된 바닷속 공간으로 바뀌었다. 수조를 자연의 서식 환경과 가깝게 새로 만들었고 내부 동선과 천정에 다양한 전시물과 화려한 조명 기법을 선보여 실제 물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 ‘아이맥스 영화관’은 스크린과 음향시스템이 전면 교체됐다. 재개관 기념 작품으로 미 공군 조종사들의 힘겨운 훈련 과정을 그려낸 ‘작전명 레드플랙’을 상영한다.
500석 규모의 ‘63뷔페’는 ‘63뷔페 파빌리온’이라는 새 이름으로 문을 연다. 조리사가 현장에서 직접 조리해 내놓는 즉석 요리 코너를 8개로 확대 운영한다. 프라자 호텔이 운영하는 캐주얼 중식당 ‘티원’이 새로 문을 열고 파스타, 핫도그,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 7종류의 매장이 입점하는 220석 규모의 푸드 코트도 함께 개장.
시장판 같았던 지하 1층 쇼핑몰도 세련된 인테리어로 다시 태어났다. 베이커리, 카페, 오디오 가전점, 보석점들이 들어선다. 새 단장 기념으로 ‘바퀴 달린 사나이’ 장 이브의 ‘버기롤링 공연’이 21일부터 2월 5일까지 펼쳐진다. 온몸에 바퀴를 달고 63스퀘어를 헤집고 다니는 이색 퍼포먼스다.
63빌딩은 이번 리노베이션을 시작으로 2009년까지 단계별로 60층 전망대와 고층부 레스토랑 등 빌딩 전체에 대한 후속 공사를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 N서울타워
남산 위에 삐죽 솟은 서울타워가 7개월 여의 꽃단장을 마치고 지난 12월 9일 N서울타워로 다시 태어났다. 1975년 방송 송출 전파탑으로 세워진 이래 대대적인 리모델링은 처음이다.
이번 변신의 하이라이트는 조명. 총 15억원이 투입된 조명은 시시각각 색과 패턴이 변화, 타워를 도화지 삼아 빛의 그림을 그려댄다. 특히 타워 전신에 꽃이 피는 모습을 표현한 조명 작품 ‘서울의 꽃’은 매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매시 정각에 연출된다.
타워 로비에는 영화 예고편이나 최신 뮤직 비디오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존이 무료로 운영된다. 전시 공간인 파빌리온A에서는 2월말까지 영화 ‘태풍’의 제작 과정을 담은 세트, 소품,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파빌리온B에서는 어린이 자연 조형 체험관인 숲속놀이터가 마련됐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고 구르고 만지며 오감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매주 금ㆍ토요일 저녁에는 연인들을 위한 숲속 데이트 공간으로 변신한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공간인 타워 전망대에 2개의 레스토랑이 마련돼 하늘이 돋운 입맛을 느낄 수 있다. 전망대 1층에는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 ‘한쿡’이, 전망대 5층에 최고급 스테이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엔 그릴(n. Grill)’이 들어섰다. 엔 그릴은 레스토랑 전체가 70분에 한 바퀴 회전을 한다. 식사하면서 서울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