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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사 "확 바뀌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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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사 "확 바뀌었네"

입력
2006.01.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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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 오후만 되면 국민은행 본부의 각 부서 사무실 앞에는 가슴에 명찰을 달고 면접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신입 사원 면접 같지만, 이들은 모두 국민은행 직원들로, 입사 4~5년차의 대리급에서 팀장급까지 다양했다.

다름아니라 각 지점에서 본부 부서로 옮기기 위해 ‘내부 인력 시장’에 나온 지원자들이다. 정기 인사도 마치 신입사원 선발처럼 지원자를 받아 면접을 통해 선발하는 것이다.

은행들이 인사나 신규 채용에서 관행을 깨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은행들간 치열한 생존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철저히 능력 위주의 인재 선발을 통해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국민은행은 2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올해 처음으로 인력풀제를 도입, 지난주 면접을 실시했다. 각 지점 직원을 대상으로 본부 부서 중 희망부서를 신청받아 해당 부서에서 면접을 실시한 뒤 인력충원이 필요할 때 우선적으로 뽑는 제도다. 각 부서 부장과 팀장들이 매긴 점수가 고스란히 인사에 반영된다.

이번 인사에서 본부부서 선발 인원은 400명이지만 지원자는 4,000명에 달했다. 우수 점수자는 이번 인사에 선발되지 못하더라도 인력풀제를 통해 2년 동안 최우선 후보자로 관리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각 부장들이 친분이 있는 사람을 알음알음 데려오던 관행을 탈피해 전 직원에게 직위를 개방해 적합한 인재를 뽑겠다는 의도다”며 “매년 하반기 마다 지원자 신청을 받아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능력있는 일꾼을 뽑기 위해 아예 미국 MBA(경영학 석사) 출신 인재에 대한 도선매(立稻先賣)’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미국 MBA 스쿨 1년차를 대상으로 면접시험을 실시하기 위해 18일 김창호 인사담당 부행장을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로 파견했다.

이번 면접에서 MBA 1년차 15명을 뽑아 2개월간 인턴십(Internship) 과정을 거친 뒤 내년 가을 졸업후 정식사원으로 채용할 예정. 우리 은행 관계자는 “인턴십을 통해 미리 뽑아 놓으면 적성을 일찍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에 대한 충성도도 높고 인재들을 미리 묶을 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인사ㆍ채용 파격의 선두주자는 외환은행이었다. 지난해 채용시 나이와 학력제한을 없앴을 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신상명세를 모르게 하는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한 것.

이를 통해 지난해 뽑은 130명의 신입행원 중 61명(46.9%)이 여성이었고, 특히 8명은 주부였다. 또 명문대 출신 비율도 예년의 경우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데서 지난해는 39.2%로 대폭 낮아졌다.

남성 여성 구별없이, 더더군다나 전업주부라 하더라도 능력만 있다면 뽑겠다는 뜻이다. 은행권 경쟁의 회오리 속에서 인사 채용의 혁신도 더욱 숨가쁘게 몰아치고 있는 셈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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