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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인권위를 보는 상반된 두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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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인권위를 보는 상반된 두 시각

입력
2006.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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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존엄하고 가치를 가진 존재라는 것은 스스로 자신에 대하여 자유의지로 결정하고 그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하여 국가는 이를 보장해야 할 의무를 진다. 그래서 인권 보장은 국가의 중요한 과제이며 인류사회의 지향점이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권고안을 발표하였다.

이 권고안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집회와 시위의 제한 철폐,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 허용, 필수적 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제도 폐지 등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줄 만한 상당히 전향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 권고안의 상당부분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거센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우선 권고안에 대하여 긍정적인 입장은 우리나라의 헌정사에 비추어 인권 보장을 위한 진일보한 내용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에 덧붙여 국제인권기준에 비추어 도리어 미흡하다고 한다.

●권고안 낼때 사회적 합의 존중

그와 반면에 비판적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동안 헌법재판소나 사법부 또는 다른 국가기관의 입장과 배치되는 위헌적인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일부 단체는 이번 권고안이 우리 사회의 소수 진보세력의 주장만 수용한 편향적인 것으로, 이런 안을 작성한 인권위를 해체하여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인권위는 국민의 정부에 들어오면서 만들어진 법률상의 기관이다. 동 기관은 국가권력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기관으로서 그동안 소수계층의 인권이나 인권보장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인권을 찾아내어 보호하는 등 우리 사회의 인권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있어서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기존 법질서와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주장으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도 더러 있었다. 예를 들어 완전한 평화가 정착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국가보안법의 폐지 문제나, 병역의무 이행자와의 평등의 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등이다. 더구나 이들 문제에 대한 인권위의 입장은 헌법재판소와 사법부의 판결에 배치되고 헌법상 법리의 다툼이 있다.

이러한 인권위의 입장 전개는 다른 국가기관간의 상이한 견해로 인한 사회적 논란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논의 전개의 방법에 아쉬움이 있다. 인권위도 국가기관으로서 한 기관의 목소리가 아니라 공식적인 국가의 견해라는 점에서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인권위는 향후 인권에 대하여 다른 국가기관의 견해를 고려하고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하여 입장을 개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그것이 권한과 책무를 부여한 국민에 대한 도리이며 자세이다.

우리가 인권위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국가기관으로서 인권 보장의 일익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번 권고안은 헌법질서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현실적으로 조율을 거쳐야 할 부분도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인권 분야에서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고, 국제인권기준에 맞추어 인권보장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였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인권위의 기능과 역할에 대하여 너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권신장 노력도 인정해야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성과 개방성 속에서 꽃을 피우고 결실을 거둔다. 인권위의 권고안에 대하여 정부가 언급한 것처럼 국민이 납득하고 현실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만 수용하면 될 것이다. 또한 이번 일을 통하여 인권위는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도 헌법질서 하에서 기본 원리와 원칙에 부합되고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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