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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정비사 딸 '보은의 무료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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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정비사 딸 '보은의 무료과외'

입력
2006.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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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면서 살라고 아빠가 이름도 그렇게 지어 주셨잖아요.” ‘마음 씀씀이가 곱다’는 칭찬에 열아홉 소녀는 손사래를 쳤다.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 3학년 나누리(19)양. 아시아나항공 정비사인 나금풍(51)씨의 둘째 딸 나양은 2000년 외국 근무를 나간 아버지를 따라갔다.

나양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있는 마칼리지(Marr College)를 3년간 다녔고, 토익(TOEIC)에서 만점을 받을 만큼 영어 실력을 쌓아올렸다.

지난해 말 연세대 인문계열에 합격한 나양은 겨울방학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다가 안성맞춤의 일을 찾았다. 아버지 회사 동료의 자녀를 상대로 무료 영어 과외를 하기로 마음 먹은 것.

나양은 곧바로 아버지 회사 내 인터넷 게시판에 광고를 냈다. 14명의 학생들에게서 메일이 왔고, 나양은 그 가운데 2명을 골랐다.

이제까지 남을 가르쳐 본 경험이라고는 전무한 나양이지만 제자들의 수업 만족도는 높다. 중학교 2학년과 1학년에 각각 올라가는 김호겸(14)군과 손그림(13)양은 “아는 부분은 빨리, 모르는 부분은 아주 자세하게 가르쳐 줘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고 입을 모았다.

나양은 “아빠 회사와 아빠 동료들 덕분에 외국에 나갈 수 있었고, 그래서 남보다 편하고 쉽게 영어를 익혔으니 그 고마움을 갚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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