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직장인 통장’ 지키기에 나섰다. 정부가 증권계좌에도 결제기능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은행들이 서둘러 직장인들의 급여통장 사수에 나선 것.
여차 하다간 직장인들의 급여통장을 증권사에 다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급여통장은 은행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원천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급여이체 고객에게 수수료 할인, 금리 우대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2일부터 급여이체를 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전자금융 수수료 면제, 금리우대, 카드 연회비 면제 등의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이 통장으로 급여이체를 받는 고객은 자동화기기 시간외 이용 수수료와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폰뱅킹 이용 수수료를 합산해 월 5회까지 수수료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또 이 상품 가입고객이 다른 예금상품에 가입하면 최고 연 0.35% 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KB스타카드’를 신규, 교체 또는 추가 발급 받을 때는 연회비 면제 혜택을, 환전 때는 최대 30%의 수수료 할인혜택도 받는다.
하나은행도 지난해부터 급여이체 실적에 따라 각종 수수료를 면제 받을 수 있는 ‘부자되는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급여를 자동 이체할 경우 건당 600~2,100원인 자동화기기, 각종 전자금융 이용수수료가 매월 5회까지 면제되며, 예금평잔이 100만원 이상이면 월 10회까지 면제가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증권계좌가 은행 통장에 비해 금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수료 면제나 금리우대 등을 받는다면 실질적인 금리는 은행통장이 증권계좌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급여통장 금리가 보통 연 0.2% 안팎인데 비해 증권사들은 연 3%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급여통장 평잔이 100만원 정도라면 증권계좌는 연 3만원의 이자를 받고 은행 통장은 2,000원 정도의 이자를 받는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수수료 혜택을 연으로 환산하면 최대 25만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상품은 보통예금이나 저축예금 중 1인1계좌만 가입 가능하며, 기존 하나은행의 요구불통장 가입 고객이 이 통장 가입을 원할 경우, 사용하는 계좌번호 그대로 전환 가능하다. 단 급여나 관리비이체가 총 3회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일반 요구불 계좌로 자동 전환된다.
한편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공동 판매 중인 ‘스타트플랜 저축예금’은 만 20~32세의 새내기 직장인을 대상으로 각종 우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장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예금금리(주택청약예금, 주택청약부금, 신한7230비과세저축, 꿈을 이루는 통장, 비과세목돈마련저축, 정기적금 3년짜리 이상)를 우대해 준다. 또 최장 2년간 인터넷, 폰뱅킹, 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신용카드 연회비도 1년간 면제해준다.
특히 이 상품 가입자가 일정한 급여이체 실적, 신용카드 실적, 금융상품 실적을 기록할 경우 최장 2년간 각종 수수료 우대, 수신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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