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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동상이몽에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위기

입력
2006.01.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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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로 물들고 있는 남미가 ‘반미’ 라는 강철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까. ‘미국과의 거리두기’로 역내 우호를 과시하고 있지만 속사정은 간단치 않다.

각국이 처한 상이한 정치ㆍ경제적 환경으로 인해 반미라는 명분에서도 다양한 온도차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남미의 대표적 경제공동체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분열조짐마저 감지된다.

18, 19일 양일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3국 정상회담은 복잡한 남미 좌파의 향후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현재 메르코수르 회원국은 이들 3국과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5개국. 이 중 메르코수르를 주도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온건적인 반미를 주장하며 독자적인 지역통합 및 단결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최근 정회원으로 가입한 베네수엘라를 앞세워 메르코수르의 외연을 넓히고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적대적 반미감정과 함께 토지무상분배 등 급진적 좌파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상대적으로 미국에 온건한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

더 큰 문제는 메르코수르 역내 무역불균형에 불만을 품은 우루과이가 회원국 탈퇴 가능성을 흘리고 더 나아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루과이를 달래지 못한다면 우루과이의 회원국 탈퇴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파라과이도 지난해 미군 주둔을 허용하는 등 친미성향을 보이면서 메르코수르 분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메르코수르 준회원국으로 있는 칠레의 행보도 관심사다. 미첼 바첼렛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와 메르코수르가 양립할 수 있다”며 사실상 양다리 작전’을 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실용주의 노선은 메르코수르의 결집력을 그만큼 약화시킬 수 밖에 없다.

이 와중에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국경 지대에 건설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펄프 공장과 관련해 마찰을 빚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무역적자를 이유로 지난해 브라질 수입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해 양측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달리 극렬 반미를 주창하는 쿠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은 자원을 앞세워 세력화할 조짐이어서 남미는 대외 정책과 경제적 득실에 따라 뭉치고 헤어지는 합종연횡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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