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들이 연초부터 근거 없는 낭설과 괴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벽산건설은 지난 주 웅진그룹의 인수합병(M&A)설로 곤욕을 치렀다. 웅진그룹이 최대주주의 지분을 사들여 회사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연초 6,400원으로 시작한 회사 주가가 한때 7,510원까지 급등하는 등 증시도 요동을 쳤다. 이에 따라 회사 관계자들은 사실 무근임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현대건설도 갑작스런 ‘명퇴(명예퇴직)설’로 직원들이 바짝 긴장했다. 대상 인원이 500명이라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돌았지만 확인 결과 사실 무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 졸업과 향후 매각 등을 고려해 앞으로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시장에서 와전됐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도 최근 회사 매각과 관련한 뜬금 없는 소문으로 골치를 앓았다. 대우건설 인수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몇몇 기업들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전 회장이 매각에 관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SK건설은 해마다 이맘 때면 매각설로 홍역을 치렀다. 2004년 초 SK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사인 SK건설을 매각할 것이란 소문이 처음 나온 뒤 지난해 초에도 매각설이 ‘재방송’ 되면서 회사 안팎이 뒤숭숭했다.
SK그룹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 중이긴 하지만 지난해 1,400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린 SK건설로서는 올해도 낭설이 돌지 않을까 염려하는 눈치다.
현대ㆍ기아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엠코는 2002년 10월 창립 이후 최근까지도 현대건설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아 회사 관계자들이 황당해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에 나도는 소문은 M&A나 매각과 관련돼 그럴 듯한 논리와 함께 확산되고 있지만 결국 헛소문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소문 내용에 따라 주가나 회사 경영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만큼 회사마다 소문에 휘말리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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