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 입단이 확정되면서 ‘아시아의 대포’ 이승엽의 일본열도 정복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재일동포로 일본프로야구에서 한국인으로 거인 유니폼을 입고 성공한 예는 신화적인 존재인 장훈(1976~79년 활약)씨 외에 없다.
아마와 프로에서 최고투수로 각광받던 조성민(96~2002년), 정민철(2000~02년), 정민태(2001~02년)가 요미우리에서 활약했지만 제대로 적응도 하기 전에 실패의 쓰라림을 안고 국내로 복귀했다.
외국인용병선수로서 텃세도 심한데다 실력지상주의가 팽배하고 스타가 즐비한 요미우리에서 살아 남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미 롯데 마린스에서 2년간 활약한 이승엽은 혹독한 시련기를 거쳐 지난시즌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이끌면서 팀 내 중심타자로 우뚝 설 만큼 일본프로야구에 완전히 적응, 성공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다.
더욱이 이승엽은 요미우리 팀내 사정상 시즌 초반부터 1루수로 주전 출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1루수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메이저리그 출신 용병 조 딜론은 지난해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주로 대타로 출장, 1할6푼7리에 홈런 1개를 기록했다. 때문에 일본야구 적응이나 장타력 면에서 지난해 30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이 주전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또 요미우리의 주전 우익수인 다카하시 요시노부도 지난해 말 오른쪽 발목수술로 출장이 불투명해 1루 또는 외야수비가 가능한 이승엽이 시즌 초반 주전자리를 확보하기에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거인은 기다리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말처럼 실력 우선의 거인 분위기에서 초반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할 경우 주전경쟁에서 밀릴 위험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국의 대표타자 이승엽이 한국인 투수들의 실패로 얼룩졌던 거인구단에서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요미우리와의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 이승엽은 “19일 김포공항 출국 전 인터뷰에서 밝히겠다”고 말했으나 계약기간 1년에 2억1,000만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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