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매장량이 부풀려진 의혹이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23일자)가 보도했다. 사우디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최고인 2,600억 배럴로 알려져 왔다.
뉴스위크는 석유업계 원로인 매튜 시몬스의 책 ‘사막의 황혼’을 인용, 사우디의 원유가 고갈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몬스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에너지 고문을 지냈으며,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를 고유가 시대를 연 5인방 중 한 사람으로 지목했다.
시몬스에 따르면 1984~88년 사우디 등 중동 5개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 쿼터를 더 따내기 위해 매장량을 재평가했다. 이 결과 5개국 매장량은 기존보다 40%인 2,370억 배럴이나 더 늘어났다. 이후 막대한 원유가 채굴됐어도 매장량은 수정되지 않았다.
2년 전 사우디의 유정을 직접 조사한 시몬스는 따라서 OPEC의 매장량은 점점 부풀려지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1995~2004년 사우디에서 새로 개발된 유정은 30개 미만이며, 중동 전역을 합해도 미국에서 같은 기간에 시굴된 유정 수와 같은 1만5,700개 수준이다.
지난해 ‘유가 100달러 시대’를 경고한 시몬스는 올초에는 유가가 수급불안으로 배럴당 200~2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치를 높였다.
이에대해 사우디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기술개발 등에 힘입어 매장량이 수십년 내에 9,000억 배럴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뉴스위크는 원유 생산국들이 세계가 원하는 정확한 매장량의 공개를 주권과 안보사항이라며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