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비공식 방문중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7일 베이징(北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경제협력,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 등에 관해 심도깊게 논의하고 미국 달러화 위폐 문제와 관련한 대처 방안도 협의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위폐 제조ㆍ유통 혐의에 따라 미국이 취한 대북 금융제재에 반발해 금융제재 해제와 6자 회담 재개 문제를 연계하는 기존 방침을 바꿨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국 광둥(廣東)성 경제 특구 등을 둘러본 소감을 밝히는 한편 중국측에 방중기간 지원과 배려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회담에는 양측에서 경제 관련 인사, 북핵 협상책임자, 군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부 소식통은 “양측간 정상회담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형식으로 이뤄졌다”면서 “김 위원장은 18일께 평양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 일행은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전 9시 30분께) 40여대의 고급 차량 행렬을 지어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10월 방북한 후 주석의 제안으로 이뤄진 김 위원장의 방중은 개혁개방에 회의적인 북한 군부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50여명으로 구성된 김 위원장 방중 수행원단에는 절반 이상이 김영춘 인민군 총참모장, 전병호 당 중앙위 군사담당 비서, 박재경 대장 등 군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시간은 17일 오전으로 보이나, 16일 밤 도착했다는 관측도 함께 나오고 있다. 또 베이징 외교가에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 이전에 중국 남부에서 후 주석과 이미 두 차례 만났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김 위원장이 방문했던 남부 경제특구 선전시의 할인매장 카르푸에서 16일 폭탄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폭발사건이 김 위원장 방문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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